지방선거 앞두고 우군챙기기 입법대결

by정다슬 기자
2014.01.10 08:26:51

새누리당, 북한인권법 추진…보수단체 지원·결집 효과
민주당, 의료영리화 저지…대안정당 존재감 각인 노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여의도는 이미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했다. 5개월도 채 남지 않는 선거를 앞두고 수성하려는 쪽과 공세를 펴려는 쪽의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법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선거를 보다 유리하게 이끌려는 입법전쟁이 펼쳐질 2월 국회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군불떼기’에 들어갔다.



새누리당은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기 위해 행보를 서두르고 있다. 황우여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새해에는 수많은 절대다수의 국민적 염원인 북한인권법 통과에 여야의 힘을 모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법을 제정하기 위한 새누리당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7대 국회 당시 황우여 의원에 의해서 처음 발의된 이후 새누리당은 18대에 거쳐 지금까지 북한인권법의 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표면적으로는 북한주민의 인권 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것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북한인권단체의 지원을 위한 것이라는 것이 당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등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내용을 보면 통일부 내 북한인권재단을 설립하도록 하고 정부는 북한인권민간단체의 활동에 필요한 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조하도록 했다. 여당의 핵심관계자는 “보수성향인 북한인권단체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새누리당의 지지세력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협동조합법도 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상대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협동조합이 야당 소속 단체장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시민사회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의 재선에 협동조합이 정치적 조직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새누리당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미 당 내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위원장으로 한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한 상태다.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 바람을 잠재우고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유지해야하는 민주당으로서는 선거정국에서 대안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의료·교육 등 5대 서비스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여당이 후속조치에 나서고 있는 만큼, 민주당의 관심은 국민적 관심사인 민영화 논쟁으로 모아지는 분위기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의료영리화저지특위(가칭)을 만들어 당 차원의 대응을 이미 주문한 상태다. 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익 의원은 10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기재위·산자위·안행위·교문위·복지위·정무위·환노위 등 전방위적 대응을 염두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영리화와 관련된 법안이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안을 다룰 기재위부터 의료법·약사법을 다룰 복지위, 대학병원문제를 다룰 교문위 등으로 걸쳐져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의료법인의 적자문제를 정부·여당이 제안하는 영리사업의 확대 대신 의료수가 인상, 병원의 공급과잉 문제 해소 등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의혹 사건을 다룰 특검법 역시 민주당의 대여 협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주요법안이다. 해당 법안이 정의당, 안 의원 등 야권과 함께 연대해 만들어진 법안인만큼 야권의 큰형님으로서 어깨도 무겁다.

그러나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특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전망은 밝지 않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도 특검법 도입을 위한 협상을 시도했으나 결국 불발로 끝났다. 이같은 비관적 전망은 박 대통령이 지난 신년기자회견에서 특검 불가입장을 재차 확고히 하면서 더욱 짙어졌다.공직선거법도 두 말할 것도 없이 지방선거 직결법안이다. 다음 달에는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만큼 국회는 이달 말까지 선거룰을 합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일찌감치 당원투표를 통해 정당공천제 폐지 당론은 정한 반면 새누리당은 “기초지방선거의 정당공천제 폐지 공약은 ‘포퓰리즘에 의지한 정치적 오발탄’”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