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정훈 기자
2012.05.03 05:06:25
다우-S&P500, 소폭 하락..나스닥만 강보합
에너지주 부진..소비재 관련주는 강세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존과 미국의 고용지표가 동반 부진한 탓에 지수가 하락압력을 받았지만, 시장은 투자자들의 낙관론을 등에 업고 막판 낙폭을 줄이는 뒷심을 보였다.
2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10.75포인트, 0.08% 하락한 1만3268.57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3.51포인트, 0.25% 낮은 1402.31을 기록하며 간신히 1400선을 지켜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전일대비 9.41포인트, 0.31% 오른 3059.85를 기록하며 홀로 강세를 보였다.
유로존의 지난 3월 실업률이 10.9%를 기록하며 유로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시장 분위기를 암울하게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ADP가 발표한 지난달 민간고용은 7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순증을 기록해 오는 4일 나올 고용지표에 대한 경계감을 높인데다 3월중 공장주문도 감소세로 돌아서며 최근 3년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는 낙폭을 줄였다.
업종별로 등락이 엇갈린 가운데 에너지 관련주가 부진한 반면 소비재 관련주는 강한 모습이었다. 알코아는 2.41% 하락했고, 실망스러운 실적을 공개한 후 씨티그룹과 UBS로부터 투자의견을 강등당한 체서피크 에너지는 14% 이상 곤두박질쳤다. 지난달에도 거의 26%나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마스터카드도 1% 가까이 하락했다.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하는 비자와 트랜스오션, 시만텍 등도 실적 부담감에 일제히 1% 안팎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PHLX 주택지수가 3년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미국 대표적인 주택 사업자인 풀티홈스와 리나, D.R. 호튼이 2~3%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인텔도 0.79% 올라 블루칩 가운데 드물게 강세를 보였다.
◇ 美 민간고용, 7개월래 가장 저조
지난달 미국의 민간고용이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최근 고용이 둔화되고 있음을 확인시키며 주 후반 나올 고용지표에 대한 경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민간 고용조사업체인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는 지난 4월중 미국 민간 순고용이 11만9000명으로, 시장 예상치인 17만7000명을 크게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었다.
당초 20만9000명으로 집계됐던 지난 3월 고용수치도 20만1000명으로 소폭 하향 조정됐다. 서비스업종이 12만3000명이나 늘어난 반면 건설업종에서는 고용이 5000명 줄었다. 건설업종 고용 감소는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이에 따라 오는 4일 발표되는 고용보고서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3월에는 비농업 취업자수가 12만명 증가한데 비해 이달에는 16만3000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암울한` 유로존..실업률 10.9% `사상최고`
재정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와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인해 유로존의 실업률이 유로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날 유로존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는 17개 유로존 국가들의 3월중 실업률이 10.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의 10.8%보다 0.1%포인트 더 높아졌고,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1%포인트나 높아졌다. 특히 실업률은 11개월 연속으로 상승하면서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라섰다.
국가별로 보면 남유럽과 북유럽간 실업률 격차도 극심하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독일의 실업률은 5.4%에 불과한 반면 스페인과 그리스의 실업률은 각각 24.1%와 21.7%까지 상승했다.
심지어 일부 전문가들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도 실업률 상승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독일 연방 고용당국은 4월중 독일 실업자가 6만5000명 줄어 실업률이 7%를 기록했다고 했지만, 계절 조정으로는 실업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美 공장주문, 감소세 반전..3년만에 최악
미국의 공장주문이 시장 예상보다는 괜찮았지만 한 달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3년만에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이며 제조업 경기가 다소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 3월 공장주문이 전월대비 1.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월의 1.1% 증가에서 한 달만에 다시 감소세로 반전한 것이다. 이같은 감소율은 지난 2009년 3월 이후 3년만에 가장 컸다. 다만 시장 예상치인 1.6% 감소보다는 덜 줄었다.
변동성이 큰 운송부문을 제외한 공장주문은 보합으로, 앞선 2월의 1.0% 증가에 못미쳤다. 국방부문을 제외한 주문도 0.1% 줄었다. 다만 이는 2월의 0.8% 감소보다는 개선됐다.
한편 지난주 발표됐던 3월 내구재 주문은 종전 4.2% 감소에서 4.0% 감소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 "경기침체 아니었네"..`살아 돌아온` 벨기에
지난 2월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 가장 일찍 경기 침체기 진입을 선언했던 벨기에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를 번복했다. 유로존 경제 둔화 우려를 다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유로존내 6위 경제국인 벨기에는 작년 3분기에 당초 마이너스(-) 0.1%로 발표했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또 -0.2%로 봤던 4분기 성장률도 -0.1%로 다소 높였다.
이 덕에 작년 3분기와 4분기 연속 성장률 후퇴로 경기 침체기 진입을 공식 선언했던 벨기에는 기사회생하게 됐다. 작년 연간으로도 벨기에 경제는 2.0%의 플러스 성장을 했다.
특히 벨기에 중앙은행은 오는 15일로 예정된 유로존 전체의 1분기 성장률 수치 발표에 앞서 벨기에의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3%, 전년동기대비 0.5%로, 석 달만에 다시 플러스 성장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 EU, 구글 `스트리트뷰` 불법성 조사 재개할듯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구글 `스트리트 뷰(Street View)` 서비스의 불법 정보수집에 대한 조사를 재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규제당국자들은 구글이 스트리트 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인터넷상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한 것에 대한 조사를 재개하거나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함부르크 주검찰은 이에 대한 검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요하네스 카스파르 검사는 "이번에 나온 새로운 정보로 인해 당초 단순한 실수였다고 본 우리 생각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됐다"며 "사건 조사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뿐 아니라 구글측의 사과와 관련 데이터 폐기 처분으로 조사를 일단락했던 프랑스와 영국 당국도 이번 FCC 보고서를 감안해 구글에 대한 재조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같은 조사는 유럽권 전역으로 확대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야콥 콘스탐 네덜란드 정보보호당국 의장 겸 EU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의장은 "EU 당국자들은 구글이 거짓말을 했다는 점에 크게 실망하고 있다"며 "룩셈부르크에서 오늘부터 열리는 사흘간의 봄 정례회의에서 당국자들간에 이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고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