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납품 대금 지급 31.5일..얼마나 좋아졌나

by김현아 기자
2011.10.16 11:00:00

전경련 중기협력센터 조사..국내 대기업 31.5일, 글로벌 기업 51.3일
GS칼텍스, 100% 현금 지급..현대기아차·포스코, 단가 조정원칙 명시
서면계약 안하는 기업도 6.1%나 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GS(078930)칼텍스 등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평균 31.5일 이내에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법정지급기일(60일)은 물론 해외 글로벌 기업(51.3일)보다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력센터가 16일 발표한 '9.29 동반성장 종합대책 이후 200대 기업의 추진성과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들은 대부분 하도급 납품대금 지급 기일을 줄이고 서면계약서를 만들어 환율이나 원자재가 등 국제시세 변동시 이를 납품단가에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하도급법상 의무인 서면계약 준수를 지키지 않는 기업도 응답자의 6.1%나 돼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조사는 매출액 상위 200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이 중 115개사(회신응답률 57.5%)가 응답했다.


응답 대기업의 65.8%(25개사/38개사)는 외국기업에 납품시 원자재가격 변동에도 납품단가를 조정받지 못하고 있으나, 응답대기업의 84.3%(97개사/115개사)는 국내 협력사와 계약시 ‘원자재 가격 등이 변동되면 납품단가를 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을 넣고, 이들 중 36.5%(42개사/115개사)는 구체적인 조정방법까지 계약서에 명시하고 있었다.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는 주요 품목에 대해 분기별로 국제시세 변동에 따라 납품 가격을 조정해주고 있으며, 포스코(005490)는 원자재가격 변동율이 잔여납품물량 계약금액의 5% 이상되면 납품단가를 조정하면서 1차 협력업체 납품단가 인상시 2차 협력사의 단가도 인상토록 명시, 아래로 인상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200대 기업이 외국기업에 납품하면 대금회수까지 평균 51.3일이 소요되나, 200대 기업(110개 업체 응답)은 외국기업보다 19.8일 빠른 '31.5일 이내에 국내 협력사에 납품대금을 지급한다'고 답했다. GS칼텍스는 중소 협력사에 1주일 이내 100% 현금으로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대 기업의 95.7%(110개사/115개사)는 중소기업 요청으로 납품대금을 정해진 결제일보다 앞당겨 지급할 때, '이자비용을 감액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반면 국내 대기업이 해외 글로벌 기업에 납품할 때는 원자재 가격 및 환율 변동시에도 65.8%(25개사/38개사)가 '해외 글로벌 기업이 가격조정을 해주지 않는다'는 응답이 나왔다.




응답 대기업 10개 중 8곳은 공정거래위의 표준하도급계약서를 사용 중에 있거나 도입예정이고, 서면계약서 발부비율이 90% 이상이라 응답했다.

그러나  ‘서면계약 비율이 50%에 못 미친다’는 기업도 6.1%(7개사/115개사)에 달해 하도급법상 의무사항인 서면계약 준수 조차 지키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 200대 기업의 서면계약 준수 비율


서면계약 준수는 지난 6월 하도급법 시행령에 담겼다.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대금감액을 요구할 때는 서면으로 감액사유, 감액기준, 감액물량, 감액금액, 감액방법 등을 명시하고 기술자료를 요구할 경우에도 서면으로 목적, 비밀유지사항, 대가, 기술명칭 및 범위, 요구일 등을 기재토록 돼 있다.

하지만 얼마전 원사업자에선 공사대금을 현금으로 받고, 협력사에는 어음으로 지급한 뒤 현금지급인 양 속인 울트라건설이 공정거래위원회로 부터 검찰에 고발당하는 등 탈법이 횡횡한 상황이다.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공정위의 하도급거래 서면실태조사에서 관련 협력업체를 제외한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대 기업중 동반성장 전담조직을 운영중인 기업은 84개사(115개 응답업체의 73.0%)로 전년보다 82.6% 증가하고, 동반성장 추진실적을 CEO와 임직원의 인사평가에 반영하는 기업도 1.5배(25개사 → 62개사) 가량 늘어났다.
 



 

 
 
 
 
 
 
 
 
 
 
SK, 두산, 롯데 등은 그룹 총수나 CEO의 협력사 현장 방문횟수를 늘리기도 했으며, 삼성전자는 20100년 10월부터 2·3차 협력사 중 삼성전자와 직거래를 원하는 업체를 접수 받아 직거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정부 정책에 대한 지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0대 기업들은 동반성장 취지 달성을 위해선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응답업체의 49.6%)’고 인식한 반면, 정부와 동반성장위원회가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는 응답은 11.3%에 불과했다. 정부는 경쟁력 강화보단 ‘하도급거래 관련제도 개선(응답업체의 47.0%)’과 ‘협력사 자금지원과 경영개선(응답업체의 35.7%)’에 주력했다는 얘기다.

대기업들은 또 주된 애로사항으로 ‘시장경제와 기업현실에 맞지 않는 획일적인 정책추진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된다(응답업체의 53.0%)’, ‘협력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보다 자금지원과 경영애로 개선에 관심이 높다(응답업체의 35.7%)’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