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손희동 기자
2006.01.15 11:23:47
인터넷 홈쇼핑 기능을 TV로 옮겨와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T-커머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됐다.
GS홈쇼핑(028150)과 CJ홈쇼핑(035760) 등 홈쇼핑 채널들은 지난해 말부터 T-커머스 본방송을 시작했다. 아직까지 일반 시청자들에게 T-커머스는 용어조차 낯선게 사실.
T-커머스란 텔레비전(Television)과 커머스(Commerce)를 결합한 말로, TV를 이용한 전자상거래를 말한다. 기존 TV홈쇼핑은 한 화면에서 한 가지 상품 소개만 가능하다. 반면 T-커머스에서는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 정보를 검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문·결제·배송조회 등 인터넷과 같은 홈쇼핑 환경이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올해 디지털케이블 방송 가입자수가 1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0년께는 그 수가 800만까지 급속히 증가해 T-커머스가 홈쇼핑업계의 신성장산업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TV홈쇼핑의 신성장동력, T-커머스`라는 보고서에서 "T-커머스 시장 규모와 직결되는 디지털케이블방송 가입자 수의 증가 추이가 T-커머스의 활성화 속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T-커머스는 가입자수나 실제 거래건수가 미미한 수준이기도 하다. T-커머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해당 지역의 유선방송국이 디지털케이블 방송시설을 갖춰 디지털데이터 방송을 내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시청자는 디지털 셋톱박스나 전용 리모컨을 구비해야 한다.
지난 13일 T-커머스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GS홈쇼핑의 T-커머스 방송을 송출하고 있는 강서케이블방송을 찾아가 직접 시연해봤다.
방송중인 홈쇼핑 프로그램은 분리된 창으로 뜨면서 그대로 진행이 된다(사진 오른쪽 화면). 왼쪽에는 현재 방송중인 상품의 자세한 소개를 볼 수 있다. 화면 상단에는 인터넷 쇼핑에서나 볼 수 있는 메뉴들이 여럿 나오고 소비자는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쇼핑을 즐긴다.
일반 TV홈쇼핑에서는 한 가지 상품만 소개됐던데 반해 T-커머스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조작방법이 간단해 인터넷에 익숙치 못한 중장년 층에게는 유용한 쇼핑 수단이 될 수 있다.
기존 TV홈쇼핑에서 구현하지 못했던 기능들도 상당수 추가됐다. 리모컨 조작만으로 상품관련 데이터를 보면서 그 자리에서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다. 배송조회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정보를 셋톱박스에 저장해 두어야 한다. 휴대전화 문자전송처럼 리모컨을 이용, 개인정보를 입력한다. 인터넷과 달리 T-커머스는 케이블로 소비자와 지역유선방송국, 홈쇼핑 채널로만 연결돼 있기 때문에 보안문제는 걱정이 없다.
또 T-커머스에서는 기존에 방송됐던 제품들 뿐만아니라 앞으로 방송 예정인 상품들도 볼 수가 있다. 또 현재 가장 인기있는 품목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벤트 상품으로는 어떤 것이 나와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윤인모 GS홈쇼핑 상무는 "방송시간은 한정돼 있고 내보내야 할 상품은 많은게 현재 TV홈쇼핑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며 "앞으로는 TV홈쇼핑과 인터넷을 호환시켜 다양한 방법으로 홈쇼핑을 즐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T-커머스는 이제 시행 초기인만큼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현재 T-커머스가 가능한 디지털 케이블 가입가구수는 전국적으로 4만여가구에 불과하다. 이중 9000여 가입자가 강남 지역에 분포돼 있어 편차도 심하다. 대중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셈.
또 아직까지는 문자 검색이 불가능해 상품별 검색을 할 수 없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세탁기`나 `디카`, `등산용품`등 문자로 된 검색어를 입력할 수 없다는 것. 지난 방송이나 인기 품목 등은 볼 수 있지만 정작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은 찾을 수 없다.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기까지 2~3초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도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층에게는 답답하게 여겨질 수 있다. TV홈쇼핑에 인터넷과 같은 쌍방향 통신기능이 추가됐다고는 하지만 인터넷처럼 자유로운 쇼핑을 만끽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과 텍스트로 된 정보만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동영상 서비스까지 가능해 지려면 셋톱박스의 성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돼야 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영일 강서케이블방송 사장은 "현재 시판중인 셋톱박스의 성능은 컴퓨터로 따지면 286 수준"이라며 "정부가 방송의 디지털화를 앞당기겠다고 나서고 있는 만큼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은 조만간 해결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인모 상무는 "T-커머스는 침체돼 있는 홈쇼핑 시장의 신 성장동력"이라며 "향후 디지털환경에 부합하는 서비스 제공을 통해 TV홈쇼핑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