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시장전망)⑤이런 테마주 뜬다

by이진우 기자
2005.01.03 08:55:05

PEF 관련주, 기관선호주 등 관심

[edaily 이진우기자] "경기도 안좋다는데 주식투자를 해도 될까”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이 지난해보다 더 비관적이라는 전망이 나온 상황에서 주식투자는 무척 위험해 보이기도 하다. 그러나 상당수의 증권사들은 올해 경기가 지난해보다 더 비관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가 바닥을 찍는 시점이 여름 무렵이라고 가정한다면 주식에 투자할 시점은 올해 상반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저금리로 인한 채권의 수익률 하락이나 정부규제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생각하면 주식투자의 상대적인 투자메리트는 뚜렷하다. 또 사상최저치에 머무르고 있는 개인과 기관들의 주식비중은 연기금 투자 확대 가능성과 적립식펀드, 변액보험 등 주식관련 상품의 증가로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는 분석이다. ◇ 지난해 테마주는 수산주·건설주·지주회사주 그렇다면 어떤 주식을 사야 하느냐가 고민이다. 사실 주식투자를 하느냐 마느냐의 고민보다 어떤 테마주를 선택하느냐가 투자수익률을 크게 좌우한다. 지난해 주요 테마주들의 주가상승률을 보면 ‘수산주’가 152.94% 올라 1위를 차지했다. 오양수산·사조산업·신라교역·한성기업 등 수산주는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 지역을 휩쓴 조류독감과 광우병파동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급등했다. 조류독감과 광우병으로 닭고기와 소고기의 소비가 줄면 생선이나 어묵의 소비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었던 것. 여전히 펀더멘털과 무관한 투기주라는 비판도 있지만 아무튼 투자자들은 돈을 벌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주도 정부의 종합투자계획 발표로 관심이 집중되면서 87.41% 올랐고 지주회사 관련주들도 인수·합병 테마주로 떠오르며 평균 71.67% 올랐다. 제약주와 배당관련주들도 하반기들어 강세를 보이며 각각 67.63%, 43.33% 상승했다. 그러나 일부 테마주들은 큰 폭으로 내렸다. 반도체주(삼성전자 등 5개사)와 휴대폰주(LG전자 등 4개사)는 정보기술(IT) 경기 침체로 각각 35.71%, 23.22% 하락했다. 또 LCD·PDP 관련주와 자동차 관련주도 각각 17.41%, 6.03% 떨어졌다. ◇ 기업사냥 본격화..사모펀드 관련주 주목 지난해부터 사모펀드(PEF) 제도가 도입되면서 사모펀드들의 공략대상이 될만한 종목들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저평가된 기업을 사들여 이익을 남기고 되파는 사업모델을 가진 사모펀드는 시행 초기에 정부 지분을 처리할 경우 수급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이나 우량한 자회사를 가진 회사, 보유토지의 땅값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회사 등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 순자산대비 저평가된 종목 가운데 최대주주 지분이 낮아 인수합병(M&A) 가능성이 있거나 M&A는 아니더라도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도 사모펀드 테마주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모펀드가 시장에 자리잡는데 걸리는 수년간의 시간을 감안하면 사모펀드 수혜주를 논하기엔 다소 성급한 면이 있다는 지적도 함께 내놓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M&A는 이미 주식시장의 메인 이슈로 자리잡았다"며 "투자자들도 M&A테마를 가장 강한 테마로 인식하고 있어서 연중 무휴로 M&A관련주가 시장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M&A 관련주들은 ▲외국인 지분율 대비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기업 ▲PBR가치 대비 저평가주 ▲그룹관련 지주사 ▲정부와 채권단이 보유지분을 매각할 계획인 회사 등이다. 대주주의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기업으로는 대우건설(047040)과 우리금융(053000), 하이닉스(000660), 대우인터내셔날, 대우조선해양 등을 꼽았고 저평가 자산주로는 대한화섬(003830), 선창산업(002820), 대동공업, 넥센, 세아제강, 휴스틸, 동부제강, 한라건설, 한국제지, 세아베스틸, 대한유화 등을 제시했다. 또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회사로는 제일기획(030000), 삼성전자, 현대차, 대한해운, 현대상선, CJ, 대덕전자, 신세계, 한미약품 등이다. 대한통운(000120), 동해펄프(009580), 새한, 새한미디어, 충남방적, 현대오토넷 등도 정부나 채권단이 최대주주인 회사여서 언제든지 주인이 바뀌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지난해 발생한 원익과 코리아써키트의 M&A 무산에서 보듯 M&A는 보안유지가 생명이기 때문에 개인이 알기 어렵다는 점과 보도되는 시점에 주가가 고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은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기관 선호주 길목 노려야 그동안의 증시는 외국인이 이끌어온 시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세가 주춤해진 상황에서 연기금의 주식투자 확대 등이 뒤따른다면 기관 중심으로 시장구조가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기관들은 이미 지난해 12월에 1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보이며 월간 기준으로 5년5개월만에 최대 순매수를 기록했다. 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한국전력 포스코 신한금융지주 국민은행 KT 등이다. 굿모닝신한증권 박효진 연구원은 “배당형펀드와 적립식펀드의 인식호전으로 투신의 순수주식형 수익증권 잔고가 바닥을 확인하고 반전중이고 연기금매수와 변액보험효과에 따른 보험권 매수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전방위적인 순매수”라고 밝히고 “내년 상반기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시가총액 상위종목이면서 기관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종목들이 주도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굿모닝신한증권이 99년부터 지난해 11월말까지 주요 시가총액 상위종목군들의 기관 보유 지분 변화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전력, LG전자, 포스코 등이 기관 보유 비중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포스코는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어섰지만 기관 비중은 14.28%에서 6.84%로 대폭 줄었다. 한국전력도 8.1%에서 4.76%로 줄었다. 물론 기관들이 주식을 사들일 때 외국인이 팔기 시작하면 문제가 되지만 우량주인만큼 외국인의 공격적인 매도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함께 전제되고 있다. 배당투자에 대한 매력, 달러화 약세에 따른 비달러화자산 선호현상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의 우량주를 대체할 대안은 많지 않다는 시각이다. ◇정부 정책 따라가면 돈이 보인다 경기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정부의 각종 정책은 증시에 단기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충청권 수도이전 정책 추진으로 충청권의 토지 보유업체들 주가가 단기급등한 것은 좋은 사례다. 올해는 무엇보다 내수경기 부진을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형 뉴딜정책 관련주들이 관심을 끌 전망이다. 1분기 이후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를 잇따라 발주하면서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건설주와 간접적인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 등 금융주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철강, 비철금속 등 건자재 관련주도 간접 수혜주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금리인하 등 내수진작을 위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어 음식료나 유통업 의류업 등 내수주도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통신서비스의 도입도 같은 맥락이다. 3세대 이동통신(WCDMA), 휴대인터넷(WiBro), 위성DMB, 인터넷전화(VoIP). 모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는 통신상품이다. 특히 이동하면서 초고속인터넷을 제공하는 ‘휴대인터넷’은 그동안 유선사업자와 무선사업자로 나뉘어 각자의 영역을 지키던 통신업체들이 모두 링 위로 올라와 일대 전투를 치르게 되는 새로운 전쟁터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각종 장비 생산업체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인 새로운 법률들 속에도 수혜주들이 숨어있다. 지난해 9월 입법 예고된 `영유아보육법`은 남녀근로자 수가 500인 이상인 사업장에 대해 직장보육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육시설 관련 물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활동무대가 넓어진다는 뜻. 유아용 의류용품 업체인 아가방과 보육시설 구축업체인 모아맘을 자회사로 거느린 큐앤에스(052880), 분유제조업체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교육교재 생산업체인 대교 등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게임물 등급 심의에 대한 규제완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올해 말 입법 예고된 상태다. 엔씨소프트나 액토즈소프트, 웹젠 등 게임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또 건설폐기물의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과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안 등 환경 관련 법률도 시행을 앞두면서 건설폐기물 처리전문업체인 인선이엔티(060150), 폐기물 소각처리업체인 코엔텍, 배연 탈황설비 시공업체인 한국코트렐 등 관련주가 주목받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