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태호 기자
2000.11.14 08:44:06
대통령선거 때문에 어수선한 뉴욕 증시에 이번에는 휴렛팩커드가 폭탄을 떨어뜨리면서 나스닥지수 3천선을 무너뜨렸다. 지난해 11월3일 사상 처음으로 3천선을 넘어섰던 나스닥지수가 다시 3천선아래로 내려간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나스닥지수는 초반에 5.6%나 폭락, 2,800선으로 단숨에 추락하다가 그나마 반도체주식의 강세에 힘입어 하락폭을 크게 줄였다. 나스닥지수는 6일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는 85.70포인트, 0.81% 하락한 1만517.25를, 나스닥시장의 나스닥지수는 62.27포인트, 2.06% 하락한 2,966.72를 기록했다.
◇ 컴퓨터 하락, 반도체 큰 폭 상승
휴렛 패커드가 컴퓨터 관련주의 하락세를 이끌었다. 휴렛 패커드는 13일 10월말로 끝난 분기 영업이익이 주당 41센트라고 발표했다. 당초 전문가 예상치는 51센트였다.
설상가상으로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컨설팅 부문 매입계획 포기도 발표했다. 휴렛 패커드 주식은 이날 5달러가 내린 34.125달러로 마감됐다. 휴렛 패커드의 실적 부진은 델 컴퓨터에 연이어 나온 것이라 시장의 충격이 컸다. 결국 골드만 삭스 컴퓨터 지수는 2.8%나 떨어졌다. 썬 마이크로시스템스, 시벨 시스템스 등이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주말에 19%나 하락했던 델 컴퓨터는 4.9% 오르는 소폭 반등세를 보였고, 컴퓨터 컨설팅 관련분야 업계 1위인 IBM은 휴렛 패커드의 PwC인수 포기 소식에 따라 4.8%나 상승했다. 컴팩은 1.8%, 게이트웨이는 1.9% 떨어졌다.
한편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날 큰 폭으로 상승했다. 4.3% 올랐다. 테라디온은 16.8%나 올랐으며, 비테스 반도체와 자일링스도 각각 5.1%, 6.1%씩 올랐다. 오는 수요일(15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세계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매트리얼스도 소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제조공정에서의 칩 결함 확인 장비를 만드는 KLA-텐코는 6.4% 상승했다.
또 다른 장비업체인 노벨루스 시스템스도 7.6% 올랐다. 모건스탠리 딘 위터의 추천등급 하향 조정으로 지난주말 주가가 폭락했던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이날 주가가 3.2% 올랐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도 7.5% 상승했다.
◇ HP여파로 소프트웨어 하락..인터넷도 약세
나스닥 지수가 3000선 밑으로 떨어지면서 기술주들이 대부분 하락했다. 휴렛팩커드가 급락한 것이 컴퓨터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프트웨어 부문에도 악재가 됐다.
대표주인 마이크로소프트가 1.39%, 오러클이 2.70% 떨어졌으며 인튜이트는 8% 이상 하락했다. 리눅스 관련주들도 VA리눅스가 10%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레드햇과 코렐이 3%~4%의 낙폭을 나타냈다.
인터넷 업종도 나스닥 급락을 부추켰다. 대표주인 아마존은 7% 이상 급락했고 AOL과 야후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e베이는 7% 가까이 하락했고 인터넷 투자 업체인 CMGI는 7% 이상, 프라이스라인닷컴은 8% 이상 떨어졌다. 이날 골드만삭스 인터넷지수는 전일 대비 3% 하락했다.
B2B업종은 더 심한 타격을 입었다 아리바가 9.08%의 하락률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커머스원과 버티칼넷이 모두 11% 안팎의 낙폭을 보여 메릴린치 B2B지수는 6.72% 떨어졌다.
전반적인 하락 분위기속에 통신업종은 선전했다. AT&T와 모토롤라가 각각 3.07%, 4.89%의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월드컴은 5% 이상 올랐다. 이 밖에 퀄컴과 SBC커뮤니케이션이 동반 상승하면서 이날 S&P통신 지수는 2.5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네트워킹 업종은 지난 주부터 이어진 약세 분위기가 계속 되며 소폭 하락했다. 알카텔이 4.4% 떨어지며 하락세를 주도한 반면 루슨트는 타이코인터내셔널이 기계장비 전원시스템 공급사업부문을 현금 25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밝히면서 4% 이상 올랐다. 업종 대표주인 시스코시스템스와 노텔도 소폭의 오름세를 기록했으나 결국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0.17% 떨어졌다.
◇ 바이오주 폭락, 금융주도 약보합권
바이오주식들은 지난주의 하락세를 이어받아 이번 주에도 속락했다. 금융주들은 골드만삭스에 대한 등급하락을 빌미로 약보합을 보였다.
아멕스 바이오텍지수는 12.7%나 폭락했다. 나스닥의 바이오텍지수도 10.2%나 잃었다. 지난주에도 두 개 바이오주식들의 대표지수는 거래가 열린 5일중 4일동안 밀려났었다. 특히 이날 생명공학 주식들의 하락은 미국 경제주간지 배런스가 생명공학 주식에 대해 좋지 않은 기사를 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메트릭스가 11.4% 폭락했으며 셀레라제노믹스는 8.8%가 떨어졌다.
분석가들은 최근 바이오주식들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통령선거에서의 혼란은 바이오주는 물론 전체 장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바이오주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공급물량의 증가이다. 분석가들은 올들어 신규 상장하는 바이오기업들이나 추가로 증자하는 기업들이 많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주 미 금융기관들은 주간 분석보고를 통해 바이오주식들이 고평가돼 있으며 장 전체의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주에서 아멕스 증권지수는 2.0%가 밀렸으며 필라델피아 은행지수 S&P은행지수는 각각 1.9%, 1.8%가 떨어졌다.
분석기관인 와서스테인 페렐라는 골드만삭스의 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다. 또 JP모건에 대해서도 등급을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3.13달러가, JP모건은 2.81달러가 하락했다. 보험회사인 AIG는 2.44달러가 빠졌으며 이에 영향받아 S&P보험지수는 1.8%가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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