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업 수도권 집중…2030 지역 유치, '정주 환경' 필요"

by조민정 기자
2024.07.31 06:00:00

대한상의, 15년간 청년 전입 영향 분석
"첨단기업 비중 늘면 청년층 전입도 증가"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대한상공회의소는 ‘청년층의 지역 전입에 미치는 영향 연구’ 보고서를 통해 “지역에 첨단산업 일자리와 정주환경이 함께 갖춰져야 청년층의 지역 전입 효과가 극대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31일 밝혔다.

지역별 첨단기업 비중(%). 지역 첨단기업/지역 내 총 사업체.(사진=대한상의)
대한상의는 전국 17개 광역시·도를 대상으로 2006~2021년 15년간 청년층(20~39세) 전입과 전출 추이, 첨단기업 사업체 수, 정주환경(교통 접근성, 문화·의료시설 등) 등 청년층의 지역 전입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총 사업체 중 첨단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0.7%에서 2021년 19.9%로 9.2%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중 현상이 뚜렷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총 사업체 중 첨단기업 비중은 2006년 평균 12.7%에서 2021년 23.8%로 오르는 동안 비수도권은 평균 9.0%에서 16.1%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첨단기업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청년 인구의 수도권 집중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비수도권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하는 인구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부터 50%를 상회하기 시작해 2023년 51.8%로 나타났다. 전출 청년 중 수도권으로 전입한 비중은 2015년 43.9%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2023년 47.0%로 나타났다. 전출하는 청년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으로 몰렸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첨단기업이 청년층 인구의 지역 유입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15년간 청년층 인구의 전입과 전출 인구 통계 추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정주환경 조건에 대해 계량분석을 실시한 결과, 지역 내 총 사업체 중 첨단기업 비중이 1%포인트 오르면 지역 내 전입 인구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0.43%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교통 편리성과 문화시설 등을 전국 평균 이상으로 갖춘 경우로 산정했을 때 지역 내 총 사업체 중 첨단기업 비중이 1%포인트 상승할 때 청년층의 지역 전입 비중이 0.15%포인트 추가로 올라 지역 전입 인구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0.59%포인트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개성과 취향을 존중하는 2030 청년들의 문화적 욕구와 교통 접근성 등을 만족시킬 수 있는 양질의 정주환경이 갖춰져야 청년들의 비수도권 거주를 촉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런 정주환경이 청년층에게 매력적 요인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좋은 일자리가 갖춰야 한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아울러 첨단투자지구의 경우 기업이 입지를 선정할 수 있도록 해 자율성을 높인 점과 기업투자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첨단투자지구 내 기업의 정주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현재 별도의 지원수단이 미비해 첨단기업과 근로자가 원하는 정주여건 수요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데 다소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상의는 기업 수요 기반의 근로자 임대주택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현재 공공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공주택의 관리·운영 주체를 지역기업에 위탁하고 공공주택을 기업에 무상 또는 저리 임대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한 청년층과 기업이 선호하는 입지에 공공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지자체의 의사결정에 지역 기업의 의견을 반영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