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 로봇 수술로 ... 무릎 치료 정확도 . 만족도 다 잡았다

by이순용 기자
2021.09.15 06:30:22

로보틱 테크놀로지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 전치환술 이어 부분치환술로 확대
최대한 자기 관절 보존하며 로봇시스템으로 더 정확하게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말기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수술적 치료 방법으로 알려진 인공관절 치환술은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무릎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는 전치환술과 손상된 관절 일부분만 바꾸는 부분치환술이 바로 그것이다. 손상된 관절만 바꾸는 환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기 쉽지만 2020년 국내 슬관절 부분치환술 수술 건수는 4790례에 불과하다. 2020년 슬관절 전치환술 수술 건수는 8만 5592례로 부분 치환술보다 17.8배 더 많은 수술이 진행됐다.

부분치환술은 뼈, 인대, 연골 등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어 관절 가동성 개선 효과가 크고 전치환술에 비해 절삭 부위가 작아 회복도 빠르다. 하지만 정상 관절을 보존하면서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수술이 까다롭고 정교함을 요구하는 고난도의 수술이기 때문에 수술 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인공관절 수술에 로보틱 테크놀로지의 상용화 바람을 불러일으킨 마코 스마트로보틱스가 부분치환술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목동힘찬병원이 올해 9월 마코 시스템을 활용한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도입했다. 마코는 인공관절 전치환술뿐만 아니라 부분치환술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와 임상결과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해외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는 인공관절의 정확한 삽입 여부로 판단할 수 있다. 마코 시스템은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위치와 각도에 대한 오차를 최소화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수술 전 3차원(3D) 전산화단층촬영검사(CT)영상정보를 활용해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파악해 가상의 수술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3D CT는 골극, 낭종, 골결손 등을 파악하고 대퇴골(허벅지뼈)과 경골(종아리뼈)의 시상면(신체를 좌우로 나누는 해부학적 단면)과 관상면(신체를 배와 등으로 나누는 해부학적 단면), 다리의 축과 인대균형 등을 모두 고려해 가장 적합한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수술의 정확도가 향상된다.

2016년 골관절수술저널(The Journal of bone and joint surger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무릎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은 총 120명의 환자(마코 로봇 62명, 일반 58명)를 대상으로 인공관절 삽입 위치의 정확도를 비교한 결과, 계획된 위치에서 2도(°) 이내로 정확하게 삽입된 비율이 마코 로봇 수술 환자 그룹에서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남창현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면 인공관절의 부정확한 삽입으로 나타날 수 있는 탈구, 해리 등 부작용의 위험이 낮아져 재수술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며 “또 환자들이 느끼는 이물감이나 통증이 적어 수술 후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2018년 인공관절수술 학술지(Journal of Arthroplasty)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수술 2년 후 마코 로봇과 일반 부분치환술의 인공관절 보존율을 비교한 결과 일반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환자의 인공관절 보존율은 96.3%인 반면 마코 로봇 부분치환술 환자의 인공관절 보존율은 100%로 나타났다. 마코 로봇 부분치환술 후 약 5년간 추적 관찰한 논문에서도 내측, 외측, 슬개대퇴 구획의 인공관절 보존율이 각각 97.8%, 97.7%, 93.3%를 보였다. 인공관절 보존율이 높은 만큼 재수술 가능성이 낮다고 해석해볼 수 있다.

부분치환술은 절개 범위가 작아 전치환술에 비해 회복이 빠르고 재활 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환자의 정상적인 무릎 관절을 최대한 보존하기 때문에 수술 후 무릎을 더욱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어 일상복귀를 단축시킬 수 있다. 미국 정형외과 학술지 서지컬 테크놀로지 인터내셔널(Surgical Technology International)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마코 로봇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은 환자의 업무 복귀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4주였다. 일반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환자의 업무 복귀 기간은 평균 8.2주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로봇수술로 약 2주 가까이(평균 1.8주) 업무 복귀 시점을 앞당긴 셈이다.

남창현 원장은 “인공관절 전치환술과 부분치환술의 적응증은 다르지만 부분치환술의 장점이 극대화된다면 전치환술을 받기에 이른 환자들이나 수술에 대한 신체적 부담이 많은 고령 환자들의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관절 부분치환술을 받은 후 무릎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면 체중조절, 운동 등 꾸준한 관리를 통해 무릎 관절염의 악화를 막고 향후 추가 인공관절 수술의 가능성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우 한국스트라이커 대표이사는 “힘찬병원은 마코 무릎 인공관절 전치환술 도입 1년여 만에 5000례를 달성할 정도로 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며 “마코 시스템이 초기에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개발로 시작한 만큼 많은 해외 임상경험과 노하우로 국내 무릎관절염 환자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목동힘찬병원 남창현 정형외과 전문의가 로봇 인공관절 부분치환술 수술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