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음악 시장, 소리에서 영상으로..5G 앞두고 경쟁치열

by김현아 기자
2018.10.19 05:30:00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CJ ENM(035760) 음악사업부중 지니뮤직과 합병대상은 온라인 음원유통을 하던 CJ디지털뮤직을 의미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디지털 음악 시장이 ‘듣기’에서 ‘보기’로 바뀌고 있다. 어떤 음악플랫폼이 가장 음질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며 다양한 곡이 있느냐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공연 영상을 직접 찍어 올리고 친구들과 공유하거나 음악 동영상을 찾아보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는 포털에서 이미지·텍스트를 검색하는 것보다 동영상 검색을 선호하는 트렌드와도 관련 있다. 내년에 최대 속도가 현재 LTE보다 20배 빠른 20Gbps급 5G가 상용화되면 홀로그램이나 증강현실(AR)·가상현실(VR)을 접목한 차세대 동영상 미디어가 더 많이 출현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SBS플러스와 손잡고 1020세대의 아이돌 팬을 겨냥한 ‘U+아이돌Live’라는 공연앱을 20일 출시하고, SK브로드밴드는 미디어 앱 ‘옥수수(oksusu)’에 16일부터 ‘뮤직관’, ‘뮤직 오리지널’ 등을 개설했다. KT계열사인 지니뮤직은 CJ디지털뮤직 합병이후 보는 음악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지니뮤직’을 동영상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U+아이돌Live 광고 모델인 방송인 데프콘이 U+아이돌Live 핵심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이다.
‘U+아이돌Live’ 은 SBS플러스 방송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이돌 그룹의 공연 영상에서 △좋아하는 멤버의 영상만 따로 보거나, 무대 정면·옆·후면에서 촬영한 영상을 골라볼 수 있다. 생방송 중에도 놓친 영상을 돌려볼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면 바로 알려주기도 한다. 가상현실(VR)도 2D와 3D(VR기기가 있는 경우)로 제공한다. 당장은 SBS플러스에 출연한 연예인으로 한정되고, 팬들이 직접 영상을 찍어올리거나 커뮤니티할 수 있는 기능은 없다. 구태형 LG유플러스 모바일서비스1담당은 “방송사 및 제작사 등과는 제휴를 확대하고 있으며 내년 중 양방향 커뮤니티 기능을 추가해 공연포털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옥수수 ‘뮤직관’
‘옥수수’의 뮤직관은 ‘엑소의 사다리타고 세계여행’ 을 SM엔터테인먼트와 공조해 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라이브 퍼포먼스를 실감 나게 감상할 수 있는 ‘공연 영상’을 서비스한다. 한 화면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된 각각의 영상을 선택해 감상할 수 있는 멀티 앵글 기능의 ‘아이돌 직캠 영상’이다. 11월 중순 음악 예능 ‘아이돌 라이브 퀴즈쇼 덕계왕’(제작: JTBC 룰루랄라)도 방영할 예정이다.

아이돌 그룹이 ‘보는 음악’의 격전지가 된 것은 2017년 앨범 톱100에서 86%를 아이돌이 점령했고, 총 194개 그룹이 활동하면서 음악 방송출연의 70%를 차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포털이나 SNS 등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팔로워가 BTS 11000만 명, EXO 600만명에 달하는 등 두터운 팬심을 자랑하는 것도 기업들로선 놓칠 수 없는 대목이다.

‘U+아이돌Live’를 기획한 원더걸스 팬인 배주영 LG유플러스 사원, 그는 “아이돌그룹은 방송출연의 70%를 차지하고 아이돌 팬덤이 500만 명에 달하는 등 팬들은 SNS보다 아이돌 영상을 선호한다”며 “U+아이돌Live는 팬들이 세로 직캠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아이돌 멤버 모습만 계속 보고 싶어하는 니즈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 KTH가 아이돌 공연영상 등 보는 음악에 집중하는 것은 소위 멜론(카카오M)이나 벅스(NHN벅스) 같은 음악앱과 옥수수 같은 미디어앱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음악만 듣는 사람, 뮤직 영상을 보는 사람이 섞여 있는 유튜브와 비슷하다.

동영상 정보 검색을 선호하는 1020세대의 습관이 더 가속화되는 데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J ENM계열 디지털 마케팅 솔루션 기업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40.5%가 이미지·텍스트 검색보다 동영상 정보 검색을 선호했다. 동영상 검색 분야로는 엔터테인먼트(49.1%)가 가장 높았다.

하지만 유튜브에 장악당한 국내 동영상 시장을 고려할 때 얼만큼 파괴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아이돌 제작사나 팬들은 세계 곳곳의 팬과 교감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을 선호하는데, ‘U+아이돌라이브’, ‘옥수수’, ‘지니뮤직’은 국내에 머물러 있고, 홀로그램이나 360도 VR 같은 신기술도입도 전면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훈배 지니뮤직 대표는 지난 8월 기자간담회에서 “홀로그램 등 첨단 ICT를 기반으로 미래형 비주얼 뮤직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며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기가지니·클로바·빅스비 등 AI스피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시스템에 탑재해 저변을 넓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