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안철수 효과 없는 국민의당
by하지나 기자
2017.09.08 06:00:00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신임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악수한 후 자리에 앉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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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8일 사흘째 광주를 찾아 호남 지지 기반 다지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취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그는 전남·광주를 선택했다. 방문 기간만 4박5일에 이를 정도다.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우선 정치적 지역 기반인 호남 민심부터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그는 전날 호남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삭감을 지적하며, 문재인 정부와 노골적으로 각을 세우기도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 대선 당시 논란이 불거졌던 ‘호남 홀대론’을 다시 꺼내들며 지역 민심을 자극했다.
안 대표가 당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여전히 당 지지율은 부진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 지지율은 6%로 2주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호남 지역에서도 전주(14.3%)보다 3.5%포인트 하락한 10.8%로 집계됐다. 안 대표의 조기등판으로 반짝 기대를 모았던 당 지지율은 다시금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안 대표는 지난 27일 당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싸우겠다”고 밝히며 ‘강한 야당’을 예고했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하루가 멀다하고 정부여당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의 메시지가 차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제1여당과 제1야당을 모두 비판하는 모습에서는 식상함을 넘어서 피로감마저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연석회의에서 “보수정당인 한국당은 안보위기가 극에 달한 상황에서도 보이콧 외치고 집권여당이라는 민주당은 이와중에 한국당과 싸움에 매달리고. 한심함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안으로는 다소 원론적인 ‘단호한 대북제재’를 주문했다. 하지만 정작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전술핵’을 주장하는 의견과 ‘대화’를 주장하는 의견이 혼재되어 있다.
당내 중진 의원인 박지원 의원은 이같은 상황을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안철수 대표 선출로 지지율 상승 등 컨벤션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당 지지율 상승 전략에 대해 “야당으로서 정부 정책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지지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고대성인 맹자는 ‘집중무권(執中無權) 유집일야(猶執一也)’라고 했다. 중간을 취하는 것이 정도에 가깝다고 하지만, 중간을 잡고 저울질함이 없으면 그것은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맹목적으로 중도를 쫓을 필요는 없다. 자칫 대안없는 양비론자와 소신없는 기회주의자로 국민의 신뢰를 잃을 수 있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