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부동산 '도미노 충격파'‥파운드 다시 31년만에 최저치

by안승찬 기자
2016.07.06 05:01:13

"영국 부동산 거품 꺼진다"..펀드 환매요청 폭발
감당 못해 잇따라 환매중지 사태 번져
외국자본 한꺼번에 빠져나가며 파운드 급락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안승찬 특파원] 영국 파운드화가 다시 급락했다.

5일(현지시간) 현재 외환시장에서 달러와 비교한 영국 파운드화는 전거래일보다 1.96% 하락한 1.3029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일주일 전인 지난달 28일 기록했던 31년만의 최저치(1.3121달러)보다 더 낮은 수치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결정 이후 13% 폭락했다.

진정세를 보이던 파운드가 다시 내리막길로 걷기 시작한 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영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부동산펀드의 환매 요청이 쇄도하면서 환매 중단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대형 생명보험사인 스턴더드라이프의 투자회사 스탠더드 라이프 인베스트먼트(자산규모 29억파운드)를 시작으로, 아비바 인베스터스 부동산펀드(18억파운드), M&G 인베스트먼츠(44억파운드) 등이 잇따라 환매 중단을 결정했다.



밀려드는 투자자들의 환매 요청을 펀드가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간 영국의 부동산펀드는 주로 런던의 고급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했다. 최근 런던지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하지만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급격히 냉각되는 분위기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떠난 뒤 런던이 계속 유럽의 금융허브 역할을 잃어버리면 고가의 런던 부동산가격이 유지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영국의 부동산 투자금은 외국 자본이 많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조사에 따르면, 2009년 이래 부동산 전체 거래(금액 기준)의 약 45%가 외국인 자본이다.

외국 자본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서 외환시장에서 파운드를 팔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