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논설 위원
2016.06.04 06:00:00
정부가 어제 황교안 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거쳐 미세먼지 대책을 최종 발표했으나 내용은 그렇고 그런 수준이다. 한마디로, 믿을 만하지 못하다. 노후 경유차량의 조기 폐차를 유도하고 노선 경유버스를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로 대체하며 노후 석탄발전소를 폐기한다는 내용에 그치고 있다. 이런 정도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를 10년 안에 런던이나 파리 등 유럽 주요 도시 수준으로 개선하기로 했다니,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얘기다.
당초 유력하게 논의되던 경유값 인상 및 환경개선부담금 부과 방안이 백지화된 것은 이번 대책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준다. 사실상 세금 인상이라는 여론에 떠밀려 정부가 두 손을 든 셈이다. 경유차가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인식 하에 경유가격을 올려 소비를 억제하려는 의도였지만 이러한 판단 근거가 올바른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동안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경유차를 장려했던 정책과도 어긋난다. 국민 설득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앞으로 에너지 가격을 조정하면서 경유값이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을 남겨놓은 만큼 소비자들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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