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우드펀딩 2월 국회 통과할까…야당 설득이 관건

by김도년 기자
2015.02.09 07:01:05

금융위 "법안부터 통과하고 세부 규제는 대통령령으로 마련 가능"
야당 "투자한도, 불법 광고 대책 없어…보완책 마련해 와야"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금융위원회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크라우드펀딩 관련 법안이 이달 임시국회를 통과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일단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세부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해보자는 입장이지만, 야당 측 반대가 완강해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8일 금융당국과 국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달 중 법안심사 소위원회를 열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도입을 골자로 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크라우드펀딩이란 소액투자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사업 아이디어를 보고 성공할만한 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정부·여당이 창조경제 핵심 정책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법안은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 등이 발의했다.

쟁점이 되는 부분은 투자자 보호 규제 수위다. 금융위는 일단 법안이 통과되면 세부적인 투자한도, 광고 규제 등은 대통령령으로 만들어 나가면 된다는 입장이다. 법적 근거를 만들어 먼저 시행을 해보고 부작용이 생기면 그때마다 얼마든지 시행령을 고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동우 의원이 제안한 법안에서도 구체적인 투자한도 규제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게끔 돼 있다.

여당에서는 구체적인 투자한도로 개인 1인당 1기업에 연간 500만원까지, 전체 기업에 1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것보다는 강화하겠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금융위는 크라우드펀딩 제도를 내놓은 2013년 당시 개인 1인당 1기업 연간 투자 한도를 200만원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 업계에선 모든 규제를 다 풀어달라고 하고 있지만, 그건 어려울 것”이라며 “여당 안보다는 강화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야당은 투자한도 규제와 함께 일정 금액 이하의 소득을 가진 투자자들은 투자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이 성공하리란 보장이 없는 신생 기업에 투자했다가 빈곤층으로 떨어지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것.

또 온라인 광고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정부는 네이버·다음 등 온라인포털 사이트와 크라우드펀딩 포털을 연결하는 것만 허용하고 그 이상의 광고는 불법화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같은 규제 방식은 현실적으로 도입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은 “광고를 불법화한다고 해도 블로그나 소셜미디어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무분별하게 광고가 이뤄질 것이 뻔하다”며 “이에 대한 보완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야당은 투자 대상 기업과 투자자를 중개하는 온라인 소액투자중개업자도 등록만 하면 사업을 할 수 있게 한 점도 부실 중개업자 난립 가능성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중개업자가 기업의 자금 사용 계획에 대한 사실 확인 의무도 철저히 마련해야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