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

by유재희 기자
2014.01.28 07:44:10

바늘 귀를 통과하는 PASS 전략 ⑨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기여하고 싶습니까?”

면접 상황에서 나올 수 있는 단골 질문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이런 질문에 가장 자주 나오는 답변은 “주어진 일이면 무엇이든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것이다. 무난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감안하면 흡족하지 않다. 냉정하게 말하면 한참 못 미친다.

재치 있게 넘긴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답변은 이런 식이었다. “저는 젊고 신체 건강하기 때문에 한달 간 야근이 이어져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습니다. 야근을 제일 많이 하는 신입사원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박재림 ㈜한국HR진단평가센터 대표 컨설턴트
듣는 사람을 살짝 웃게 만든 재치 있는 답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질문의 의도를 충족시키는 좋은 답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면접관을 양성하는 마스터 어세서(Assessor; 역량평가사)로, 풍부한 인재 평가의 경험이 있는 모씨는 스티븐 코비의 말을 빌어 지적한다. 코비의 책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은 세계적으로 히트한 대표적인 자기 개발서다. 여기서 언급하는 습관 두 번째는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이다.



꿈이나 비전 같은 단어에 너무 많이 노출되다보니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어떤 원칙 (Principle)이란 원래 그렇게 식상한 느낌을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꼭 거창한 꿈이나 비전을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 취업 준비생에게 ‘끝을 생각하며 시작하라’는 말은 ‘조직에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준비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앞선 글에서 역량이란 개념에는 ‘전략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도전과 개척’과 같이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정서가 반영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주어진 일이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적극적이라고 착각할 수 있는 답변은 올바른 적극성이 아니다. 그것은 ‘수동적인 태도의 적극적 표출’에 지나지 않는다. 잦은 야근으로 조직에 기여하겠다는 답변도 그런 의미에서 충분하지 않다. 전략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도전과 개척이란 방향과 어울리지 않는다.

PASS (Positive Appearance Skill and Solution) 전략은 평소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면접이 결정되고 나서 생각하면 늦다. 평소에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 그것이 바로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다.

<박재림 ㈜한국HR진단평가센터 대표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