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기훈 기자
2013.01.15 08:13:26
가격인상+원화강세 효과에 랠리 계속돼
증권가, 당분간 주가 강세 지속 전망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음식료주가 소리 없이 웃고 있다. 음식료품의 도미노 가격 인상이 예고되면서 실적이 대폭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수출주를 괴롭히는 원화 강세도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음식료주에는 득(得)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음식료업종 주가는 올해 들어 5%가량 올랐다. 코스피가 제자리걸음을 한 것과 비교하면 돋보이는 성과다. 음식료업종은 작년 말 차익실현 매물과 가격 부담 등으로 잠시 조정을 받기도 했으나 새해에 들어서자마자 반등국면에 접어들었다.
작년 2만6200원으로 마감한 대상(001680)은 현재 3만2000원대를 웃돌 정도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CJ제일제당(097950)도 계속된 오름세에 어느새 38만원의 벽을 넘어섰다. 같은 기간 농심(004370)은 27만1500원에서 30만원대 코앞까지 점프했다. 매일유업(005990) 동원산업(006040) 빙그레(005180) 등 다른 주요 음식료주의 주가 흐름도 비슷한 궤적이다.
상승 랠리의 핵심적인 배경은 대선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음식료업체들의 가격 인상 움직임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8일 밀가루 가격을 평균 8.8% 인상한 데 이어 된장과 고추장 등 장류 가격도 올렸다. 앞서 CJ제일제당은 두부와 콩나물, 올리브유 등 식생활에 밀접한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하기도 했다. 종가집 김치로 잘 알려진 대상도 김치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다.
업체들은 정권 교체 시기를 맞아 그간 정부의 강력한 물가 규제정책으로 반영되지 못한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주식시장에서는 이 같은 가격 인상이 곧 음식료업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1050원대까지 내려가는 등 장기화되는 원화 강세도 음식료주 실적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원재료의 수입 비중이 높은 음식료업체 특성상 환율 하락 시 수입 비용을 줄여 원가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행된 제품가격 인상과 원가 하락 등에 따라 음식료업종의 올해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라며 “펀더멘털 외에 국제 곡물값과 달러-원 환율 등 주요 이익결정변수도 하향 안정돼 투자심리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원도 “가격 인상 및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1분기 음식료업종의 주가 강세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다만 “2011년 이후 2년간 주가가 오른 탓에 주가 상승 탄력은 다소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