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닛산 사장 "인피니티 M30d, 내 명운 걸렸다"
by김현아 기자
2012.08.27 09:00:00
'닛산 알티마' 등 미국산 및 디젤 모델 국내 도입 검토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절대 실패해선 안 된다. 내 목(명운)이 걸린 문제다.”
켄지 나이토 한국닛산 사장은 지난 24일 인천 영종도 하얏트리젠시인천에서 열린 인피니티 M30d 미디어 시승 행사에서, M30d 출시에 앞선 각오를 다졌다.
인피니티 M30d는 유럽 시장을 겨냥한 일본의 첫 디젤 세단. 앞서 출시한 인피니티 FX30d(SUV)에 이은 두 번째 디젤 모델이다. M30d는 앞서 영국에 출시한 데 이어 국내에 아시아 최초로 출시된다. 국내 시장서 최근 디젤 세단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판매가는 6370만원. 유럽 기본 판매가인 4만420파운드(약 7200만원)에 비해 800만원 이상 가격을 낮췄다. 옵션을 고려하면 4만4000파원드(약 7900만원)보다 약 1500만원 싼 공격적인 가격이다.
나이토 사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본사에 충분히 어필했다”며 ‘도전적 설정’이라고 강조했다. ‘내 목이 걸린 문제’라는 것 역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밀어붙인 만큼, 성공 여부에 자신의 사활도 걸렸다는 걸 강조한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닛산은 올 들어 전체 수입차 시장이 20.6% 늘어난 가운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3% 줄어든 1934대 판매에 그치고 있다. 특히 닛산 브랜드 판매(1292대)는 40.3% 늘어난 반면, 수익성 확보에 중요한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의 판매(642대)는 절반 이상(54.7%) 감소했다.
회사는 이 모델을 월 70대 판매하겠다는 목표다. 기존 가솔린 2개 모델(M37ㆍM56) 30대를 더해 M시리즈로만 100대 이상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 들어 인피니티 6개 모델(GㆍMㆍEXㆍFXㆍJXㆍQX)을 합해 월 100대에 못 미치는 걸 감안하면 역시 공격적이다.
나이토 사장은 최근 판매 하락추세에 대해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다. 인피니티는 ‘잘 달리는 차’ 위주로 판매해 왔으나 시장이 (높은 연비의) 디젤 엔진으로 흐름이 바뀌었다”며 “여기에 엔고라는 환율 문제로 수익성도 맞지 않았다”고 했다.
디젤 엔진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유럽에서 주류지만 아시아에서는 유독 국내에서만 주목받고 있다. 그는 “태국에서도 (디젤 엔진이) 유행하고 있지만 세단 시장에선 아니다. 중국, 일본 등도 아직 휘발유 차량이 대세”라고 부연했다.
나이토 사장은 올 들어 이 같은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디젤 모델의 국내 도입, 한국과 FTA를 체결, 관세 부담이 적은 미국 공장에서의 차량 수입(소싱)이라는 두 가지 해법을 내놓은 바 있다.
올 2월에는 첫 일본 디젤 모델인 FX30d를 출시한 데 이어, 5월엔 ‘2012 부산모터쇼’를 통해 인피니티 브랜드 최초로 미국서 생산하는 인피니티 JX를 수입하기 시작했다. 이번 M30d 출시 역시 같은 맥락. 4륜 구동 모델 출시도 검토 중이다.
그는 “엔고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한국과 FTA를 체결한 미국ㆍ유럽 공장에서의 수입을 내부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오는 10월께 수입 중형 시장을 겨냥한 닛산 알티마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할 계획이다.
나이토 사장은 “오늘은 인피니티 행사인 만큼 닛산 브랜드의 언급은 삼가고 싶다”면서도 “‘뉴 알티마’는 지난달 미국서 출시, 월 2만6000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국내에선 도요타 ‘캠리’ 수준으로 판매한다는 목표”라고 했다.
캠리는 올 1월 국내 출시, 월 450대 전후(누적 3292대)로 판매되며 일본 브랜드의 부진 속에서도 BMW 520d에 이어 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2위를 기록중이다.
회사는 향후 국내 시장의 전기차 도입 추세를 봐서 미국ㆍ일본서 판매하고 있는 닛산 ‘리프’의 국내 도입도 검토 중이다.
그는 이번에 출시하는 인피니티 M30d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판매대수만 고려했다면 (연비가 높은) 배기량 2.0ℓ 혹은 2.5ℓ 엔진 모델을 고려했겠지만, ‘인피니티=퍼포먼스’란 이미지를 고려해 3.0ℓ 모델로 내놨다”며 “기존 G시리즈 세단 이미지가 강한 인피니티에 M시리즈도 있다는 걸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출시한 첫 디젤 모델 FX30d의 고객 반응을 묻는 질문엔 “고객들이 아직은 일본 디젤차라는 인식이 낮은 편이지만 이미 타 본 고객은 만족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평했다.
아우디 A6, BMW 520d 등 경쟁 모델로 꼽은 독일 디젤 세단과의 비교 우위를 묻자 “아우디 A6도 좋은 차라고 생각하지만 내장재 품질에선 인피니티가 앞선다. 직관적인 조작 등을 감안하면 분명 인피니티 M을 더 선호하는 고객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최근 고객 추세는 연비나 가격 등 경제적 매력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옵션을 고려한 동급 A6 3.0 TDI 다이내믹 모델에 비해 가격 면에서 우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