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하수정 기자
2011.03.21 08:45:06
올해 6~7개 개설…PB인력 공격 확충
한 은행지점서만 5명이 삼성증권行
[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A은행 한 도심 지점에서는 프라이빗뱅커(PB) 단속에 비상이 걸렸다. 또 PB 몇 명이 사표를 냈기 때문이다. 이들은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이 은행 지점에서만 지난해부터 벌써 5명이 삼성증권으로 이직했다.
삼성증권(016360)이 소매영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증권업계 뿐 아니라 은행 인력까지 빨아들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4개 지점을 연 데 이어 올해 6~7개 지점을 개설할 계획이다.
지난 주 서초지점과 왕십리지점을 꾸린 데 이어 이날 광화문 파이낸스센터에 SNI서울파이낸스센터를 개설한다. 예탁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VVIP 고객이 대상이다. 이렇다 보니 영업강화에 맞춰 PB인력 확충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특히 은행 PB의 경우 증권업계보다 상대적으로 경험이 많고 충성 고객군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주요 스카우트 타깃이 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의 스타급 PB들이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면서 "높은 연봉을 부르는 데다 은행보다 성과급 체제가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잘 나가는 PB들이 증권쪽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날 문을 여는 SNI서울파이낸스센터의 경우에도 PB 7~8명 중 5명이 은행을 포함한 외부에서 충원된 인력이다.
삼성증권 뿐 아니라 미래에셋, 우리투자증권 등에도 상당한 은행 PB인력이 이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업계 내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엇갈린다. 고객과의 친밀도가 높은 PB 특성상 경쟁사 영업력에 치명타를 입힌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있는 한편 시장원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앞 건물, 심지어 같은 건물의 증권사 지점으로 이동하는 PB가 있는가 하면 한 지점에서 줄줄이 옮겨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그 지역내의 고객군을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도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반면 증권업계 관계자는 "능력있는 사람이 높은 보수를 주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시장 원리"라면서 "이를 계기로 은행도 PB 종주국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증권사와 경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PB인력을 2009년 말 991명에서 작년 말 1058명으로 늘렸고 현재 경력 PB를 수시 모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