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진섭 기자
2009.06.16 08:09:49
신울진 원전 1·2호기 오늘 사업자 윤곽 나와
대형3사 수주 총력전, 역대 최저가·유찰 배제못해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우건설 누가 웃을까?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플랜트 공사인 신울진원자력발전소 1·2호기의 입찰 결과가 오늘(16일) 오후 발표된다.
입찰 규정을 맞추지 못해 두 차례 유찰된 바 있는 신울진 원전 1·2호기 주설비 공사는 삼성물산(000830) 건설부문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대우건설(047040)이 대표사로 빠져 나와 새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입찰 조건을 갖추게 됐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에는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탈퇴한 두산중공업(034020)이 참여했다. 두산중공업의 이탈로 현대건설(000720) 컨소시엄은 기존 파트너였던 SK건설 외에 GS건설(006360)을 새로 끌어들였다. 삼성건설 컨소시엄은 대우건설이 독립하자 금호산업(002990)을 새로 받았다. 대림산업(000210)은 그대로 삼성건설 컨소시엄에 남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2007년 2월 신고리 3·4호기 입찰 이후 2년여 만에 나온 대형 원전 공사로, 건설사들이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우건설과 삼성건설은 이 사업을 따내야만 차세대 한국형 원전의 시공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과 삼성건설은 신월성 1·2호기를 건설 중이다. 신월성 1·2호기는 시설용량 1000㎿급 2기 규모를 건설하는 것으로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신고리 3·4호기에 비해 한 세대 뒤진 모델이다.
신고리 3·4호기는 140만kW급 신형 경수로 원자로(APR1400 : Advanced Power Reactor 1400)로, 이전 모델과 비교해 발전용량이 40만kW 더 많고 수명도 20년이 긴 60년에 달한다.
결국 대우건설과 삼성건설은 이 사업을 따내지 못할 경우 발주가 예정된 신고리 5·6호기, 신울진 3·4호기는 물론 현재 협의 중인 베트남, 알제리 원전 수출에서도 불리한 입장에서 설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신고리 3·4호기를 건설 중인 현대건설 역시 김중겸 사장 취임 후 첫 원전사업이란 점에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김 사장은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 대해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건설 역시 이번 사업을 반드시 따낸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각 건설사별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울진 1·2호기의 경우 저가 투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까지 입찰이 진행된 원전 공사들의 낙찰가율은 2003년 신고리 1·2호기 73.13%, 2003년 신월성 1·2호기 85.05% 등으로 비교적 높았지만 지난 2007년 신고리 3·4호기는 61.5%에 불과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고리 3·4호기처럼 60%대 초반의 낙찰가율로는 실행을 맞추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라며 "하지만 원전공사가 흔한 공사가 아닌데다 올해는 각사별로 반드시 수주해야 하는 게 지상과제여서 적자시공도 불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담합은 물론 저가 투찰에 따른 유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