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텅빈 시장에 지표·행사 북적

by안근모 기자
2004.08.29 13:30:00

(주간전망)휴가철 막바지..유가연동 장세 지속

[뉴욕=edaily 안근모특파원] 통상적으로 미국에서는 이번 주에 여름 휴가철이 마무리된다. 다음주 월요일 노동절까지 사흘을 내리 쉰 뒤로는 북적대는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 어쨌든 이번주도 미국 증시는 휴가철의 연장이다. 게다가 월요일부터는 대통령 선거 후보를 정하는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다. 그것도 맨하탄 한 복판에서다. 빈혈증이 유난히 심한 올 여름 증시는 이번주에도 달라질 것이 없어 보인다. 지난 주말장에는 거래량이 52주 최저치로 곤두박질 쳤다. 월말 월초를 맞아 핵심 지표들이 줄지어 대기중이지만 시장의 관심은 그리 높지 않다. 한산한 증시는 방향설정을 뒤로 미룬 채 원유가격 움직임에 등락하는 지난주의 모습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화당 전당대회 투자자들이 떠난 맨하탄은 부시를 지지하는 공화당원들과 부시에 반대하는 시위대로 채워져 매우 혼잡과 혼란이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테러와의 전쟁을 이끈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전당대회는 테러리스트들의 잠재목표중 하나이기도 하다. 라이언 벡 앤 컴퍼니의 트레이더 제이 서스킨드는 "만나는 사람들마다 `시장은 잊어버려. 난 맨하탄 밖에 나가 있을테야`라고 하더라"면서 "다음주 맨하탄에는 그야말로 최소인원만 남아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적당히 나쁜 경제지표 미국의 경제가 고유가 영향을 얼마나 받고 있는지를 새롭게 가늠할 때다. 수요일인 1일 ISM 제조업지수와 금요일인 3일 8월 고용보고서가 핵심이다. 눈높이는 적당히 낮춰져 있는 상태다. 예상했던것 정도로만 나쁘게 나온다면 시장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ISM제조업 지수는 8월중 소폭 반락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60선은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ISM제조업 지수는 전달까지 15개월째 50선을 웃돌았고, 지난해 11월부터 9개월 연속 60선을 상회했다. 8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수는 15만개 정도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충격적이었던 전달에 비해서는 크게 늘어난 것이지만, 호황을 의미하는 20만개에는 못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 주간 신규실업수당 신청건수에서 봤듯이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찰리의 영향으로 지표가 왜곡됐을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그렇게 나온다면 고용보고서의 시장 영향력이 평소만큼 강하지는 않을 듯하다. 수요일에 있을 자동차업체들의 8월 판매실적과, 목요일에 예상되는 소매업체들의 8월 매출결과도 시장이 관심을 둘 이벤트다. 월마트가 이미 실적 경고를 해 둔 상태고, 자동차 업체들의 판매부진과 재고문제도 지난주에 미리 제기가 된 상황이다.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이번주에도 유가에 동조해 등락하는 장세가 이어진다면 역시 수요일에 나오는 주간 석유재고가 가장 영향력 있는 지표가 될 듯하다. 지난주 미국의 석유재고 발표는 유가를 급락세로 이끈 핵심 동력이었다. ◆프리어닝 시즌 길목..인텔 3분기 마지막 달을 맞아 분기실적을 미리 가늠해 시장에 알리는 프리어닝 시즌도 다가오고 있다. 목요일인 오는 2일에는 대표주중의 대표주 인텔이 실적을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도이치뱅크는 최근 수요상황의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인텔의 3분기 매출 증가율 예상치 10.5%는 다소 공격적인 것이긴 하지만 예상치에 거의근접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도이치는 86억∼92억 달러이던 매출 범위를 86억∼90억달러 범위로 고쳐잡았다. 그러면서 인텔에 대한 `보유` 의견과 목표가 25달러를 유지했다. 앞서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은 반도체 산업이 이번 분기에 정점을 맞다고 진단, AMD와 인텔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 마이크론테크놀러지의 목표가와 예상이익을 줄줄이 하향조정했다. 또 CSFB증권은 인텔의 3분기 매출 증가율이 예상치인 7∼14%의 하반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톰슨퍼스트콜 집계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500 구성종목들의 3분기 순익 증가율이 14.9%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3%보다 둔화될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에 실적경고를 한 업체는 실적을 상향한 업체보다 1.7배 많아 2분기의 0.8배를 크게 웃돌고 있다. 경기둔화와 마찬가지로 실적둔화 역시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으며, 이제 예상치와 실제간의 괴리를 확인하는 작업이 남아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