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롤러코스터 탄 뉴욕증시…나스닥 겨우 0.1% 상승 마감

by김상윤 기자
2025.04.08 05:10:29

CNBC "트럼프 90일간 중국 제외 관세 중단 검토" 보도
백악관 "이는 가짜 뉴스"…뉴욕증시 다시 하락 반전
트럼프, 중국 50%p 관세 추가 압박에 다시 주춤
베트남 이어 유럽도 무관세 역제안..협상 기대감↑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와 관련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90일간 관세부과를 일시 중단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가 전해지면서 나스닥시장은 하루 6%이상 출렁거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보복관세를 중단하지 않으면 50%포인트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하는 등 여전히 관세 정책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지만,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동시에 협상에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내자 얼어붙은 투심은 다시 완화됐다.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장세가 펼쳐진 하루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91% 떨어진 3만7965.6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23% 떨어진 5062.25를, 반면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0.1% 오른 1만5603.26에 거래를 마쳤다. 가까스레 나스닥만 강보합을 기록한 것이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장초반 10% 가량 급등하며 50에 근접하다 현재는 48정도 기록 중이다. 이는 약세장에서만 볼 수 있는 극단적인 수준이다.

변동성이 매우 극심한 하루가 펼쳐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는 장 초반 4% 이상 급락출발했다.

미국은 5일부터 모든 교역국에 10%의 관세를, 9일부터는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 협상은 열어뒀지만, 단기간에 관세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 최근 시장 급락에 대해 “나는 어떤 것도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때로는 무언가를 고치기 위해 약을 먹어야 할 때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우리는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1조 달러에 달하고, 매년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나는 거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고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도 이날 베트남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겠다고 제안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상호 관세 조치를 철회할 만큼 충분한 조치가 아니라고 밝히는 등 상호관세를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미 경제방송 CNBC의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베트남이 우리에게 와서 ‘우리는 관세를 0%로 낮추겠다’고 말해도, 그것은 우리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비관세 부정행위”라고 말했다. 나바로는 트럼프의 측근 중 가장 강경한 관세론자다. 그의 발언은 베트남의 제안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상호관세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그러다 오전 10시20분께 CNBC가 케빈 해셋 백악관경제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하고 모든 국가에 90일간 관세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속보를 내면서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반전했다. 나스닥 지수는 한때 2.5%이상 급등하면서 단숨에 6%포인트가 출렁거렸다. 해셋 위원장은 이날 폭스뉴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90일간 관세를 일시 중단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다”고 답했는데 CNBC는 이를 관세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식으로 전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CNBC에 “가짜 뉴스”라고 언급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시 관세 폭탄을 던졌다. 미국의 54%에 달하는 추가 관세 조치에 중국이 34%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50%포인트(p) 관세율을 추가하겠다고 으름장을 던졌다.



그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중국은 이미 기록적인 수준의 관세, 비관세 장벽, 불법적인 기업 보조금, 대규모 장기적인 환율 조작에 더해 보복 관세 34%를 부과했다”며 “미국에 보복하는 모든 국가에 대해 더 높은 새로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8일까지 이미 존재하는 장기적인 무역 남용에 추가된 34% 관세 인상 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경우, 미국은 9일부터 중국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과의 모든 협의는 중단된다! ”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두번째 임기를 시작하기 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평균 관세율은 20.8%다. 여기에 104%포인트의 관세율이 추가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은 124.8%로 치솟는다. 양국간 교역이 단절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이 소식에 뉴욕증시는 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은 약간의 희망을 얻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회의를 요청한 다른 나라들과의 협상은 즉시 시작될 것이다.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글을 올렸다. 미국에 호의를 베푸는 국가에는 협상을, 그렇지 않을 경우 관세 폭탄을 매기겠다는 뜻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최소 50개국이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에 이어 유럽도 이날 자동차를 포함한 모든 공산품에 대한 관세 철폐를 제안한 것도 투심을 소폭 완화시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와 공동회견에서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실제로 (미측에) 상호 무관세(zero-for-zero tariffs)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모든 공산품을 상호 무관세로 적용하겠다고 제안한 것이다. 물론 미국이 EU산 픽업트럭에 25%의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어 미국 역시도 관세율을 낮춰야한다고 역제안했다. 미국은 관세 뿐만 아니라 부가세 등 비관세 장벽 해소도 요구하고 있어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시장은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집중했다. 오후 3시 20분께 트럼프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연 후 기자들과 관세를 일시 중단해 협상에 나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계획은 없다”며 강경한 무역 기조를 재확인했다. 그는 “많은 나라들이 미국과 공정한 거래를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며, 일부 국가에는 “상당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여전히 모호하다. 10%의 기본관세가 영구적으로 부과될 가능성과 고율의 상호관세 등은 일부 완화되겠지만 계속 부과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협상이 대상일수도 영구적일수도 있느냐’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는 영구 조치일 수도 있고, 동시에 협상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왜냐하면 우리는 관세 외에도 필요한 것이 있다. 우리는 (외국의 무역)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시진핑 주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며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중국이 터무니없는 기존 관세에 더해 34%의 추가 관세를 미국에 부과했다. 이를 철회하지 않으면 미국은 추가로 중국에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상이 조금이라도 열려있다는 발언에 시장은 조금이나마 안도했고, 나스닥은 가까스레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장중 한 때 10% 이상 급락하다 2.56% 하락 마감했다. 나스닥지수와 마찬가지로 장중 5% 상승하기도 하는 등 변동성이 심했다. 애플도 3.67% 떨어졌다. 반면 엔비디아(3.53%), 아마존(2.49%) 메타(2.28%), 알파벳(1.02%) 등은 모두 상승 반전한 후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