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식품 1위 CJ제일제당, 세계 1407위…네슬레 이익의 3% 그쳐

by노희준 기자
2025.02.06 06:02:30

[갈길 먼 K푸드]①
포브스 2000 기업 중 韓 식품기업 단 2곳 뿐
CJ그룹(1184위), CJ제일제당(1407위)에 그쳐
세계 1위 네슬레, CJ제일제당 매출액 4.7배, 순익 35배
수익성 낮아 R&D·M&A 불가...원가부담, 가격통제 탓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식품산업이 ‘K푸드’로 부상하고 있지만, 세계의 탑티어(1군) 식품기업에 견주면 아직 덩치나 수익성 면에서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5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의 ‘2024년 글로벌 2000’을 보면 전세계 2000개 리딩 기업 중 국내 식품 관련 기업은 CJ그룹(1184위)과 CJ제일제당(1407위) 단 2곳뿐이다. CJ(001040)그룹과 CJ제일제당(097950)은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라 국내 식품 기업은 사실상 1개밖에 없는 셈이다. 포브스는 매해 5월17일 기준으로 최근 1년치 기업 매출,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을 종합해 세계 상위 2000개 기업을 선정한다.

국내 1위인 CJ제일제당마저 전세계 1위 식품기업 스위스 네슬레와의 격차는 현저하다. 포브스 2000에서 전체 50위를 차지한 네슬레는 같은 시점 매출액이 1035억달러(150조원, 1$=1455원), 순이익만 125억달러(18조원)에 달해 CJ제일제당 매출(221억달러, 32조원)의 4.7배, 순이익(3억5700만달러, 0.5조원)의 35배에 달한다.



글로벌2000 밖에 있는 여타 국내 식품기업도 수익성이 낮다. 국내 18개 상장 식품기업의 2023년 연결 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5.9%로 네슬레 영업이익률(16.7%)의 3분 1수준이다. 1000원치 팔아 네슬레가 167원 벌 때 국내 식품기업은 59원밖에 못 번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적자를 기록한 남양유업을 제외하면 평균 영업이익률이 6.7%로 올라가지만 큰 차이는 없다. KT&G(033780)(22.4%)와 오리온(271560)(16.9%), 삼양식품(003230)(12.4%)을 제외하면 모두 한자릿수 영업이익률에 그친다. 연도별로 보면 국내 식품회사 18개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20년(6.7%)→2021년(6.0%)→2022년(5.4%)로 하락 추세를 이어오다 2023년(5.9%)→2024년 9월말(7.4%)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때 여전히 갈 길이 먼 수준이다.

국내 식품회사의 수익성이 낮은 이유로는 식품 원자재 수입 비율이 높은 데다 가격 통제가 심한 내수 비중이 높다는 점이 꼽힌다. 김상효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실장은 “수익성이 낮으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연구개발(R&D)과 인수합병에 공격적으로 나서기 어렵다”며 “식품산업은 원가비중이 상당히 높아 비용구조가 취약함에도 국내에서는 소비자 물가에 대한 관리와 사회적 인식 등으로 비용상승 요인 만큼 가격을 올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조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