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웹젠 IP소송 2차전 돌입…주가 상승 발목 잡나

by박정수 기자
2024.09.11 05:10:00

‘리니지M’ 저작권 침해 소송 2차전 돌입
''R2M'' 서비스 중단과 600억 배상금 청구
신작 기대에 52주 신고가 후 주가 내림세
"현금 많아 부담 적으나 신작 리스크 여전"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웹젠(069080) 게임 ‘R2M’이 자사 대표작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 2차전에 돌입했다. 엔씨소프트가 ‘R2M’ 서비스 중단과 총 6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 지급을 청구하자 웹젠의 투자심리가 악화하면서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0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웹젠은 전 거래일보다 1.68%(290원) 내린 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5.9% 빠지며 1만 627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웹젠 주가는 ‘뮤 모나크 2’ 등 신작 모멘텀에 지난달 13일 장중 1만 9710원(종가 1만 9470원)까지 치솟아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후 모멘텀 부재로 웹젠 주가는 다시 1만 7000원대로 떨어졌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소송 관련 소식에 장중 웹젠 주가가 많이 빠졌다가 낙폭을 줄였다”며 “코스닥 시장도 좋지 않다 보니 그 이상으로 주가가 못 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웹젠은 엔씨소프트가 저작권 침해 중지 등 청구 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했다고 공시했다. 웹젠이 ‘R2M’을 일반 사용자들에게 사용하게 하거나 이를 선전, 광고, 복제, 배포, 전송, 번안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배상금 600억원을 함께 청구했다. 청구액은 자기자본의 9.6%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웹젠 측은 “소송 대리인과 협의해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엔쎄소프트의 ‘리니지M’은 2017년 6월 출시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며, 웹젠의 ‘R2M’은 그보다 약 3년 뒤인 2020년 8월 출시된 MMORPG다.

엔씨소프트는 웹젠이 리니지M의 주요 콘텐츠를 모방했다며 2021년 6월 소송을 제기했고, 작년 8월 1심에서 승소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R2M은 캐릭터, 변신 시스템 등 리니지M의 6가지 표현 요소를 모방했다”며 “단순히 게임의 규칙을 모방한 것을 넘어 세부적 표현과 수치까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웹젠 측은 엔씨소프트 측이 주장하는 ‘저작권 침해’는 단순히 게임 규칙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1심 재판부는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에 대한 청구를 받아들여 원고(엔씨소프트)의 청구를 인용했다”며 “피고(웹젠)는 원고에게 10억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이어 “R2M 이름으로 제공되는 게임을 광고·복제·배포·전송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웹젠이 판결 후 법원에 낸 강제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R2M’ 서비스는 가능해졌다. 1심 판결 후 엔씨소프트는 손해배상금 청구 범위를 확장하겠다고 밝혔고, 지난 6일 항소심 재판부에 청구취지와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제출하고 배상금 규모를 600억원으로 늘렸다.

이준규 연구원은 “웹젠은 현금성 자산이 많아 배상금 규모가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출시되는 신작들이 성과만 보여준다면 주가 업사이드는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신작 성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내년까지는 가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뮤’ 지적재산권(IP) 외 신작 흥행 성공률이 높지 않아 리스크도 상당하다”며 “신작을 유의미한 규모로 자체 개발할 수 있는지 증명하기 전까지 주가 리레이팅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