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예쁘길래? 미인대회 결승 오른 '군필' 트렌스젠더
by김혜선 기자
2024.09.03 06:30:44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 최초 트랜스젠더 결승 진출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 역사상 첫 트랜스젠더 여성이 결승에 진출했다. 미스 유니버스 참가 기준이 올해부터 대폭 낮아지며 이색 참가자들도 눈에 띈다.
지난달 29일 스트레이츠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MUS) 선발 대회에서 15명의 참가자가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당초 미스 유니버스는 미혼의 18세~28세 여성만이 참석할 수 있지만, 올해부터는 나이 규정과 결혼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 이에 올해는 65세 여성 참가자와 아이를 키우는 기혼자 등 다양한 여성이 대회에 나왔다. 트렌스젠더의 경우 지난 2012년부터 대회 참석을 허용했다.
그 중에서도 화제에 오른 인물은 대회 70년 역사상 최초의 기혼 트랜스젠더 여성인 카트리샤 자이리아(33)다. 180㎝의 신장을 자랑하는 자이리아는 지난해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미스 인터내셔널 퀸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자이리아는 지난 2017년 성전환 수술을 받고 한 남성과 결혼도 했다. 그는 “20살에 군 복무할 때 남편을 알게 됐다”라며 “(내가) 남자에서 여자로 바꾸는 여정 내내 함께 있어 줬다”고 설명했다.
자이리아는 “MUS는 내 삶, 내 투쟁, 실패, 두려움, 차별에 맞서 싸우는 것, 그리고 성공적인 트랜스젠더 여성이 되기 위한 꿈을 어떻게 이루고 있는지에 대해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세계 무대에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최초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어쩌면 아시아를 대표하는 첫 번째 트랜스젠더가 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자이리아는 자신의 ‘롤 모델’로 2018년 최초의 트랜스젠더 미스 유니버스 참가자가 된 미스 스페인 안젤라 폰세도 언급했다. 그는 “안젤라가 트랜스 여성을 대표해 무대에 서는 걸 봤을 때 울었다”라며 “그녀는 영감을 줬고 더 많은 트랜스 여성이 대회에 참가할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