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없어 AI비서" 꽉막힌 스마트폰 시장 살릴 구원투수 등판
by임유경 기자
2024.03.14 05:56:00
권상준 한국IDC 디바이스 리서치 총괄이사 인터뷰
디바이스 교체주기 길어지며 시장 성장 정체
고급화 전략으로 AI 주목하는 제조사
소비자가 체감할 만한 활용 사례 개발이 관건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모든 스마트폰·PC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모델에 인공지능(AI)을 넣게 될 것입니다. 수요가 정체된 시장에서 AI로 제품을 고급화해 수익을 늘리는 전략입니다.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새로운 온디바이스 AI 경험을 제공하는 업체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것입니다.”
권상준 한국IDC 디바이스 리서치 총괄이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프리미엄 시장에서 온디바이스 AI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클라우드 도움 없이 기기 자체에서 AI를 구동하는 방식인 ‘온디바이스 AI’가 스마트폰과 PC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권 이사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시장은 더이상 판매 대수를 늘리기 어려울 만큼 포화 상태에 있다”며 “제조사들은 수익을 확보할 방법으로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모델 판매에 집중할 수밖에 없고 온디바이스 AI가 고급화 전략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3~4년까지 늘어난 디바이스 교체 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점도 제조사들이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는 이유다. 그는 “출시되는 기기의 하드웨어 사양이 점점 높아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교체 주기가 길어졌다”고 짚으며, “이제 온디바이스 AI가 되는 것과 안되는 것으로 제품이 나뉘면서 교체 주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런 배경에서 지난 6일 IDC는 올해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이라던 기존 전망을 뒤집고 2% 증가할 것이라는 새로운 전망을 내놨다. 그러면서 올해 말부터 시작돼 2025년에 정점에 도달할 PC 교체 주기에 구매자 중 상당수는 AI PC를 우선 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온디바이스 AI로 소비자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프리미엄 디바이스 시장에서 경쟁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그는 “어떤 제조사도 우리 AI PC는 초당 60조번 연산할 수 있는 성능(60 TOPS)을 갖췄다고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AI로 과거에 할 수 없던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새로운 경험’을 앞세워야 할 것이다”고 했다.
온디바이스 AI 킬러 서비스에 대해선 “개인이 가진 데이터를 보안이 확보된 환경에서 빨리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온디바이스 AI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며 “‘내 손안의 AI’를 체감할 수 있는 기능이 더 많이 개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에 선보인 실시간 통화 통역도 이런 특징을 잘 살린 서비스”라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다음 AI 폼팩터로 주목받는 AI 전용 단말기의 대해선 “스마트폰의 대체재가 아닌 개인이 사용하는 멀티 디바이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사용자가 어떤 지시를 내리지 않아도 AI가 탑재된 기기들이 상호작용하면서 필요한 것을 알아서 제공하는 AI 기반 멀티 디바이스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