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별 난민 러시아인 최다…1년새 5배 폭증
by백주아 기자
2024.02.12 09:51:35
법무부, 12월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
지난해 러시아 난민 5750건…전체 30.5% 차지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지난해 우리 정부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 중 러시아인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지난 2022년 10월 5일 포항에 입항했다가 11일 출항 한 러시아 요트 C호. (사진=안호영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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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법무부가 발간한 ‘2023년 12월 출입국외국인 정책 통계월보’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난민 신청 건수는 총 1만8838건 중 러시아 국적자 난민 신청은 5750건으로 전체 30.5%를 차지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인의 난민 신청 건수는 전년(1038명) 대비 5배 늘었다. 이는 통계작성을 시작한 지난 1994년부터 2019년까지 26년간 총 러시아 난민 신청 건수(5814건)와도 맞먹는다.
난민 신청 사유로는 징집 거부 등의 사유로 ‘정치적 의견’을 꼽은 신청자가 4580건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종교(2665건), 특정 사회 구성원(1205건), 가족 결합(887건), 인종(719건) 등 순으로 분석됐다.
1년새 러시아인 난민 신청이 폭증한 것은 2년째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전쟁 장기화로 추가 동원령이 나오면서 러시아인의 난민 신청이 몰린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영국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를 떠나 망명길에 오른 이들이 최소 수십만명에서 최대 수백만 명에 달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포브스지도 러시아 당국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2022년에만 60만∼100만명이 러시아 국경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난민 신청이 폭증했지만 지난해 난민심사가 완료된 5950건 가운데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101건(1.7%)에 그쳤다. 이는 전년(3.6%)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러시아어 담당 난민전문통역인은 전체 414명 중 63명(15%) 수준이다. 난민전문통역인은 난민심사공무원과 난민신청자 사이에서 진행되는 난민면접 과정에서 통역을 담당하는 전문가다.
한편 카자흐스탄(2094명), 중국(1282명), 말레이시아(1205명), 인도(1189명), 몽골(836명) 등이 난민 신청 건수에서 러시아의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