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미영 기자
2023.10.11 06:15:00
편의점업계, 인플루언서들과 콜라보 계속
세븐일레븐, 유튜버 ‘미자’와 협업해 미자네맥주, 미자주 출시
“술 즐기는 2030세대 공략 적중…매출 뚜렷이 증가”
CU·GS25도 ‘구독자 100만 이상’ 인플루언서와 콜라보
“타깃층 정확도 높아…재미있는 협업 계속”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편의점업계가 인플루언서들과 손잡으면서 매출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민 10명 중 8명이 사용하는 유튜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이들과 협업해 매출 신장을 견인하는 중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유튜버 ‘미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미자네주막’과 협업을 통해 출시한 주류 판매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각각 맥주와 증류주인 ‘미자네맥주’, ‘미자네’는 지난 8월 업계 단독으로 출시한 이후 9월 매출이 전월 대비 각각 40%, 25% 늘었다.
이 상품은 세븐일레븐이 미자에게 먼저 상품 출시를 제안하면서 탄생했다. 미자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미자네주막은 약 53만명의 구독자를 둔 ‘혼술 먹방 채널’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며 홈술, 혼술 문화가 크게 확산했고, 1인 미디어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에 주목해 협업 상품을 기획했다”며 “특히 ‘술을 즐기는 2030세대’를 타깃층으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매출데이터를 보면 세븐일레븐의 전략은 맞아떨어지고 있다. 소비층에선 20대가 35%로 1위를, 이어 30대가 30%로 2위를 차지해 2030세대의 비중이 65%에 달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개 남성비율이 더 높게 나오는 주류 카테고리 내에서 예외적으로 여성 고객층이 52%로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단 점도 특징”이라고 했다.
상품 인기를 업고 세븐일레븐은 미자네 주막과 협업을 확대해 안주상품인 ‘미자직화청양오돌뼈’와 ‘미자로스트치킨’도 지난달 말에 출시했다. ‘홍대 미대 나온 여자’라는 뜻이 담긴 본인의 유튜브명을 살려 캘리그래피 디자인에 함께 참여한 미자도 조만간 유튜브 채널에서 협업 상품 먹방 시리즈를 공개하며 상품 홍보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가 인플루언서와 협업 상품을 출시하는 건 개인의 취향이 분명한 MZ세대 가운데서도 타깃층 공략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단 장점이 있어서다. 인플루언서의 구독자 등에 재미를 주면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단 점도 이점이다. 인플루언서 역시 본인의 이름을 내건 상품을 출시해 1인 브랜딩 효과를 공고히 하고 네이밍 파워를 올린단 면에서 편의점과 ‘윈윈’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상품은 상품 본격 출시 전부터 온라인에서 상당한 기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유튜브 채널 구독자층의 특성이 사전에 파악되기 때문에 그에 맞춘 상품을 출시하고 대략적인 구매율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 GS리테일(007070)의 GS25도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꾸준히 벌이는 중이다.
CU는 구독자 106만명을 보유한 ‘빠더너스’ 채널을 운영하는 개그맨 문상훈과 함께 올해 초 ‘해피구미 아이구셔’를 선보였다. 빠둥이(빠더너스의 애청자를 뜻하는 표현)인 BGF리테일의 상품기획자(MD)가 나서서 협업을 제안해 만든 이 숙취해소 젤리는 문상훈이 포켓CU의 라이브방송에 출연해 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앞서 CU는 운동 전문 유튜버로 구독자 300만명을 보유한 ‘김계란’과 운동 보조 식품을 출시해 누적판매량 220만개를 넘겼고, 2021년엔 와인 유튜버 ‘와인킹’과 함께 와인 기획 세트를 선봬 당시 와인 매출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끌어올렸다.
GS25는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오사카에사는사람들TV’(544TV)의 마츠다 아키히로 부장과 한국 유통업체 중 처음으로 협업을 진행했다. 지난 7월 ‘마츠다부장님의 함박스테이크’, ‘근위볶음’ 등 3종의 냉장 간편식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효과는 어느 정도 입증이 됐다”며 “편의점의 주요 고객층인 2030세대가 선호하는 인플루언서들과의 협업를 통한 이색상품 개발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