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상승에 투심↓…'오라클 쇼크'에도 놀랐다[월스트리트in]

by김상윤 기자
2023.09.13 06:15:09

국제유가 다시 오름세…연고점 재차 경신
오라클, 어닝쇼크에 우울한 실적전망도
클라우드 우려에…MS·아마존·알파벳도 '뚝'
애플, 아이폰15 내놨지만…주가는 1.71%↓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오라클 어닝쇼크에… 애플 혁신은 안 보이고…유가는 계속 올라….

‘굿뉴스’가 없던 하루였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IT서비스업체인 오라클은 ‘어닝쇼크’를 맞으며 2002년 이후 최악의 날을 맞았다. 애플은 아이폰15를 공개했지만, 예상 밖 기능이나 혁신이 보이지 않으면서 주가는 1.71% 하락했다.

유가는 계속 오르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 가격이 배럴당 90달러를 위협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고조 우려가 커지면서 투심도 저조했던 하루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심각하게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12일 (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05% 하락한 3만4645.99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57% 떨어진 4461.90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1.04% 내린 1만3773.61로 거래를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계속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55달러(1.78%) 오른 배럴당 8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브렌트유 인도 가격도 배럴당 92.06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원유 공급 둔화로 원유 재고 하락이 예상된다는 미 에너지정보청(EIA) 보고서가 나오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게 영향을 미쳤다. EIA는 이날 단기 전망 보고서에서 9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발표를 반영해 글로벌 원유 재고 감소량이 올해 3분기 하루 60만 배럴, 4분기 하루 20만 배럴에 각각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가 치솟자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조되면서 투심이 약화됐다. 반면 유가 상승 덕을 볼 수 있는 셰브론, 엑손모빌 주가는 각각 1.9%, 2.9%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기업 이슈도 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IT서비스업체인 오라클은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밑돈데다 향후 전망까지 하향하면서 13.5% 급락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에 대한 우려가 덩달아 커지면서 경쟁사인 아마존(-1.31%), 알파벳(-1.15%), 마이크로소프트(-1.83%)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보케 캐피털 파트너스의 설립자인 김 포레스트는 “오라클은 초대형 주식은 아니지만, 이날 실망스러운 실적을 내놓으면서 나스닥과 S&P 주식 반등을 억제한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15시리즈를 공개하면서 그간 정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고 애를 썼다. 보급형 아이폰15 이용자들은 아이폰14프로 못지 않은 기능을 쓸 수 있게 됐고, 15프로·프로맥스 사용자들은 컴퓨터 못지 않은, 오히려 컴퓨터를 능가하는 기능을 보유한 스마트폰을 보유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미 상당수 기능은 알려진데다 중국의 아이폰 규제를 능가할 만큼 소비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요인은 크지 않았다는 분위기다. 아이폰 주가는 장 내내 반등하지 못하고 1.71% 내린채 마감했다.

국채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 2년물 국채금리는 2.9bp(1bp=0.01%) 오른 5.024%를 기록하며 다시 5%를 넘어섰다. 반면 10년물 국채금리는 보합 수준인 0.4bp내린 4.284% 였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4bp 내린 4.353%를 기록했다.

달러는 보합이었다. 유로화, 엔화 등 6개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02% 떨어진 104.54를 가리키고 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54% 하락,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도 0.35% 하락 마감했다. 반면 영국 FTSE100지수도 0.4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