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시작했지만…개영식 80여명 집단 탈진

by이지현 기자
2023.08.03 07:44:56

2일 자정 오프닝행사 중 어지럼 호소 쓰러지는 경우 발생
발목 골절 환자 병원 이송…대부분 야영장 내 병원 치료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12일까지의 대축제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작 전날인 1일에도 400여명의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더니 개영식 행사에서도 집단으로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지는 사례들이 보고됐다.

사진은 2일 오후 2023 새만큼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오프닝 모습이다. (사진=세계스카우트연맹 사무국)


2일 오후 8시부터 잼버리 영지 델타구역(대집회장)에서 열린 개영식에는 150여개국 4만3000여명의 스카우트 대원 및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개영식 식후행사에서 세계적 탐험가이자 세계스카우트연맹 수석홍보대사인 베어 그릴스의 깜짝 퍼포먼스와 포레스텔라의 미니 콘서트, 케이(K)-타이거즈의 태권도 시범, 드론쇼 등 다채로운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문제는 현장엔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이었고 공연 열기까지 더해지며 현장 참가자들이 느낀 더위는 훨씬 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지럼증을 호소하거나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8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고 대부분이 온열질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1명은 발목 골절로 캠프 외부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잼버리 조직위는 안전한 행사운영을 위해 7000명의 스카우트 운영요원(IST)을 중심으로 행사팀, 조직위, 경찰, 소방, 의료팀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대응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또 기존의 이동 동선에 더해 행사장 중간 양측 면에 5m 이상의 비상대피로를 마련해 폭염, 폭우, 테러 등 상황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하도록 철저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자 발생을 완전히 막는 것은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방당국은 잼버리 조직위에 행사 중단을 요청했다. 경찰도 근처 경찰서 3곳에 갑호비상, 전 직원 동원령을 내리고 사고를 수습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바깥 활동을 못 할 정도의 폭염이 오면 5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체육관 등으로 대피시키겠다”며 “폭염경보 발효 땐 프로그램을 축소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