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3000억 출자 대가로 30억원 챙긴 회장 전직 운전기사

by김성훈 기자
2023.06.24 11:00:00

[위클리M&A]
MG 회장 운전기사 출신 M캐피탈 임원
기업금융부 현직 팀장 각각 구속 기소
3000억 알선 대가로 30억원 받은 혐의
운전기사 출신·법인카드 진위여부 쟁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새마을금고에서 불거진 출자 비리 이슈가 조금씩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검찰이 3000억원대 새마을금고 자금을 유치해주는 대가로 자산운용사로부터 수십억원의 뒷돈을 받은 캐피탈업체 부사장과 청탁을 대가로 출자를 실행한 새마을금고 직원을 재판에 넘기면서다. 본격적인 법리 다툼이 임박한 가운데 향후 어떤 결론을 맺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지난 19일 M캐피탈(옛 효성캐피탈) 최모(44) 부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증재 등과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새마을금고중앙회 기업금융부 최모(43) 팀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새마을금고와 ST리더스는 2020년 12월 여신전문사인 M캐피탈을 함께 인수하며 인연을 맺었다. 당시 두 회사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 회사 지분 98%를 약 3800억원에 인수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부사장은 2019년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새마을금고에서 대체투자 업무를 맡은 최 팀장에게 청탁해 다섯 차례에 걸쳐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 총 3370억원을 ST리더스에 출자하도록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최 부사장은 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알선한 대가로 31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받은 돈은 외제 차량을 사거나 도박을 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새마을금고 최 팀장은 202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ST리더스에 자금을 출자한 이후 최 부사장에게서 법인카드를 받아 쓰는 등 모두 1억6032만원의 뒷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단독으로 출자를 제안한 한 자산운용사에 ST리더스를 공동운용사로 끼워 달라고 요구하는 방법으로 특혜도 제공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이 밖에 또 다른 자산운용사로부터도 작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투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상품권과 달러 등 1232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구속 기소된 2명은 모두 박차훈 새마을금고 회장 측근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 부사장은 박 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했던 과거가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8일 박 회장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최 부사장 등의 비리와 연관성을 확인 중이다.

검찰이 새마을금고 출자 비리 수사 내용을 공개하면서 업계에서도 화제다. 관심은 몇 가지 포인트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전직 새마을금고 회장 운전기사가 어떤 연유로 M캐피탈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수천억원 출자에 관여할 수 있었느냐다.

결국 인맥을 통한 사적인 청탁 아니었느냐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 변호인 측에서는 운전기사 경력만이 부각됐지만, 자본시장 경력이 다수 있었다는 취지로 재판에 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팀장의 법인카드 사용을 둘러싼 쟁점도 남아 있다. 최 팀장 변호인 측은 “법인카드는 관련 업무를 위한 추진비 용도였으며 사적인 사용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검찰은 법인카드 사용을 가장한 리베이트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 안팎에서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주요 자본시장 경력이 있다고 한다면 반대로 회장 운전기사를 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며 “운전기사 경력만을 부각한다고 할 게 아니라 왜 박 회장 운전기사를 하게 됐는지를 소명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의 단독 출자 제안에 새마을금고가 공동 운용 제안을 하면서 특혜를 받았다는 점도 중요한 대목이다. 이러한 행태를 운용사 한 곳에만 적용했을 리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어서다. 새마을금고가 출자한 공동 운용 사례를 추가로 수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도 해당 내용은 최종적으로 혐의를 결정하는 데 중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