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하게 놀아보자… 민관 '관광 유니콘' 만들기 의기투합 [관광Biz]
by김명상 기자
2023.03.31 06:00:00
한국관광공사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
야놀자·타이드스퀘어·익스피아·트립닷컴
관광 벤처스타트업 성장 돕는 멘토 자처
스타트업 1000여개 신청 12곳 최종 선발
글로벌 시장에 도전 차세대 유니콘 육성
아이템 발굴·사업화·투자유치 등 컨설팅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한국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지난해 야놀자와 진행한 ‘커넥트 위드 야놀자’는 관광스타트업 사이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프로그램 중 하나다. 같은 분야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선배 기업의 실무 담당자를 만나 직접 비즈니스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고 준비 중인 사업을 알리는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취약한 정보력과 네트워크에 목말라 있던 스타트업 입장에선 관광벤처 1호 유니콘 기업으로부터 듣는 실질적인 조언에 협업 가능성까지 기대하는 프로그램이 천군만마와 같았던 것. 한국관광공사 올해 스타트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 ‘컴퍼니 빌더’(Company Builder)를 도입하게 된 배경이다.
공사 관계자는 “커넥트 위드 야놀자에 참가한 스타트업들이 이구동성으로 프로그램이 일회성을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줘 올해부터 공식 프로그램화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 28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관광벤처 파이널 데모데이’ 현장에서 한 참가기업의 대표자가 기업소개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행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발굴해 육성한 초기단계 관광벤처기업 140개 중 선발된 11개사가 참가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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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올해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를 지닌 관광 분야 예비창업자, 창업기업을 위한 육성 프로그램이다. 기존 경영·재무·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가 제공하던 컨설팅과 달리 시장에서 성공한 선배 스타트업, 글로벌 관광기업이 멘토로 참여한다는 게 차별점이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도울 1기 컴퍼니 빌더로는 야놀자, 타이드스퀘어, 익스피디아, 트립닷컴 4개 기업이 참여한다. 시장에서는 경쟁 관계이지만 후배 기업의 성장을 돕자는 취지에 공감해 의기투합했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이 프로젝트는 참여를 신청한 스타트업만 1000개가 넘을 만큼 반응이 뜨겁다. 프로젝트에 참여할 스타트업은 다음 달 말까지 1차로 40여 곳을 선정한 뒤, 일대일 프리밋업을 통해 컴퍼니 빌더당 3곳씩, 총 12곳을 선정한다. 심사는 야놀자, 익스피디아 등 컴퍼니 빌더가 직접 맡는다.
공사가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를 도입한 것은 관광기업의 글로볼 시장 진출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다. 전 세계 관광시장을 무대로 삼고 있는 글로벌 OTA(온라인 트래블 에어전시)와 같이 이제는 국내 관광기업도 비즈니스 무대를 내수 시장에서 글로벌시장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용안 공사 관광기업창업팀장은 “과거에 관광시장이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미처 대비하지 못해 글로벌 OTA에게 시장을 모두 빼앗기는 상황이 됐다”며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는 시장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선배 기업과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과정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의 기화와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28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제13회 관광벤처 파이널 데모데이’ 현장에서 정용한 공사 관광기업창업팀장(왼쪽)이 패널로 참여한 기업 대표들과 패널토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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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시장에선 새로운 서비스가 시장 안착에 성공하면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락인’(Lock-in)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한번 혁신적인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는 쉽게 그 편리함을 버리고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빠른 시장 진입과 성장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 올해 첫 도입된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에 스타트업은 물론 관광업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컴퍼니 빌더는 스타트업이 흔히 겪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비즈니스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이자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활동 범위도 사업 아이템 선정부터 팀원 구성, 사업 방향 설정, 투자 유치 시기, 투자자 선택, 마케팅 전략 등 스타트업의 사업개발 전 과정으로 폭넓다.
5월부터 11월에는 ‘200데이즈(Days)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선발된 기업을 대상으로 200일 동안 멘토가 비즈니스 노하우를 공유하고 각종 인프라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기간 중엔 7차례에 걸친 일대일 맞춤 멘토링과 교육 프로그램 외에 투자 유치를 위한 네트워킹 활동도 수시로 진행하게 된다. 멘토링, 교육 및 네트워킹 구축 등의 과정을 거친 후에는 활동 우수기업 3곳을 선정해 별도 시상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용안 팀장은 “컴퍼니 빌더 프로젝트는 국내외 대표적인 트래블 테크기업과 스타트업이 한팀을 이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창출, 신시장 개척의 기회를 만들어 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관광스타트업은 시장에서 실력은 물론 사업성을 인정받은 유수의 트래블 테크기업과의 협업 과정을 통해 한단계 성장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 첫 도입된 한국관광공사의 스타트업 컨설팅 지원 프로그램. 관광 분야 대표 기업들이 초기 창업기업의 멘토로 나서 아이디어의 사업화와 성장을 돕는 동반성장 프로젝트다. 컴퍼니 빌더 4개 기업당 관광스타트업 3개사 총 12개사를 최종 선정해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