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열풍에…영입 대상 1호 된 CJ ENM 출신들

by김현아 기자
2022.01.09 10:21:38

2019년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2021년 김철연 KT 스튜디오지니 대표 이어
2022년 이덕재 LG유플러스 최고콘텐츠책임자도 CJ출신
"김철연 대표는 기획통, 이덕재 전무는 제작통"
"국내 IT기업 콘텐츠 사관학교하는 CJ ENM"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왼쪽부터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 이덕재 LG유플러스 최고콘텐츠책임자, 김철연 스튜디오지니 대표. 출처: 각사. 모두 CJ ENM 출신이다.


‘오징어게임’ ‘지옥’ 등 한류 대표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NFT) 같은 신산업 생태계가 열리면서 정보기술(IT)기업들이 앞다퉈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하지만 콘텐츠만큼 제작이나 기획 경험이 중요한 곳은 없다. 성공했다면 성공스토리를, 실패했다면 실패의 원인을 배울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기업 중에서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콘텐츠를 다룬 경험이 있는 CJ 출신 전문가들이 카카오, 네이버, KT, LG유플러스의 영입 1순위가 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에서 25년 동안 콘텐츠 제작과 해외 진출 업무를 했던 이덕재(54)전 CJ ENM 아메리카 대표가 LG유플러스 최고콘텐츠책임자(CCO, 콘텐츠·플랫폼 사업단장)로 이직했다. 그는 지난 연말 영입된 역시 CJ ENM 출신인 이상진 상무(콘텐츠 사업담당)와 함께 LG유플러스의 콘텐츠·플랫폼 사업을 책임지게 된다.

이 전무는 2003년 입사해 tvN 본부장, CJ ENM 미디어 콘텐츠부문 대표, CJ ENM 아메리카 대표를 거친 CJ맨이다. 스타트업인 포디리플레이코리아에서 최근 1년 동안 일하면서 영상 기술과 결합한 신규 콘텐츠 제작을 주도하기도 했지만, 25년을 CJ ENM에서 보낸 정통 CJ맨이다.

LG유플러스는 앞으로 주요 플랫폼과 PP(방송채널사업자) 채널의 브랜딩은 물론 경쟁력 확보에 기여할 수 있는 키즈/주니어 분야 캐릭터 사업 및 IP 개발, 공연/아이돌 분야 공연 사업모델 구성, 스포츠/예능 분야 대표 예능프로 등 신규 콘텐츠 확보도 추진한다. 이덕재 CCO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공 노하우를 활용해 콘텐츠 경쟁력을 대폭 강화시켜 LG유플러스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콘텐츠 본가 CJ에서 IT 기업으로 이직의 물꼬를 튼 사람은 2018년 말 카카오의 영입 제의를 수락한 김성수(60)카카오 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다.김성수 대표는 1995년 투니버스 방송본부장을 시작으로 2001년부터 온미디어 대표이사, 2011년 CJ ENM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콘텐츠 산업의 저변을 확대한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제안으로 카카오M 신임대표로 선임된 뒤, 카카오M과 카카오페이지간 합병을 계기로 현재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드라마제작, 콘텐츠 유통, 연예 기획이 전공이다.



김철연(51)스튜디오지니 대표 역시 CJ ENM 출신이다. 그는 OCN과 CJ ENM에서 콘텐츠 기획, 제작, 글로벌 사업을 20여년 간 맡다가 2020년 3월 한성숙 네이버 대표의 제안으로 네이버에 합류했다. 그리고 1년만에 다시 KT 스튜디오지니로 이직해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CJ 관계자는 “이덕재 전무는 제작에, 김철연 대표는 기획에 전문성이 있다”면서 “(LG유플러스나 카카오, KT 등에서) CJ 출신들의 몸값이 오르는 것은 CJ밖에 오랫동안 콘텐츠 업무를 해온 곳이 없기 때문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김범휴 네이버웹툰 글로벌사업리더가 2021년 11월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이데일리 IT 컨버전스 포럼’에서 ‘웹툰 IP확장과 메타버스 모먼트’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올해 8회를 맞은 ‘2021 이데일리 IT 컨버전스 포럼’은 ‘스페이스 레볼루션:메타버스와 콘텐츠 플랫폼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융합 플랫폼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K-콘텐츠 기업들의 서비스와 기술, 전략 방향을 소개하고자 마련됐다.


한편 네이버는 김철연 대표가 1년 만에 이직한 뒤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웹툰 콘텐츠 기반 아바타 형식의 가상 인플루언서 서비스를 준비하는 등 2D와 3D를 넘나드는 콘텐츠 사업을 준비 중이다. 또한 이 사업은 구글 유튜브와 샌드박스에서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영상 콘텐츠 마케팅을 익힌 김범휴 네이버웹툰 글로벌 사업리더가 이끌고 있다.

김 리더는 작년 11월 열린 이데일리 IT컨버전스 포럼에서 “내년에 관심이 갖는 주제는 웹툰 캐릭터들이 작품 밖으로 나올 수 있느냐다”며 “이미 제페토에 4개 작품이 협업을 진행 중인데 3D아바타로 웹툰 캐릭터처럼 꾸밀 수 있고, 웹툰 캐릭터들과 함께 연회도 즐길 수 있다. 가상 스토어에서 머리를 하고 악세서리도 살 수 있는데 이미 10대들은 이런 것들에 친숙하다”고 말했다.

웹툰 캐릭터를 활용한 가상 인플루언서도 등장할 수 있다. 김 리더는 “웹툰 캐릭터가 인플루언서 영역까지 도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인플루언서 시장은 매우 빠르게 성장 중인데, 때문에 웹툰 캐릭터들도 할 것이 많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