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공원 암사자 미오 '도쿄댁'으로…日 치타 '한국사위' 된다
by양지윤 기자
2021.04.28 06:00:00
서울시-도쿄도 동물 상호기증
"국제적멸종위기종 보전과 유전적 다양성 증진 차원"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서울대공원은 일본 도쿄 타마동물원과 체결한 사자-치타 상호 기증 계획에 따라 암컷 사자 1수를 어제(27일) 일본으로 보냈다고 28일 밝혔다.
|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가는 서울대공원의 암컷 사자 ‘미오’.(사진=서울대공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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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상호 기증은 지난해 2월 와타베 히로후미 타마동물원장의 내한방문을 계기로 양 기관이 필요 동물에 대해 논의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공원은 현재 암컷 치타 1수를 보유 중으로 수컷 치타의 도입이 시급했고, 타마동물원은 육아경험이 있는 암컷 사자의 도입이 필요했다. 양 기관은 간담회를 시작으로 화상회의 등 꾸준한 논의를 통해 지난해 말 사자 1수, 치타 2수의 상호 기증을 체결했다.
이번 교류를 통해 양 기관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사자와 치타의 종보전과 유전적 다양성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타마동물원으로 가는 암컷 사자 ‘미오’는 2011년생으로 2015년 출산 후 새끼 사자들을 자연 포유하고, 고기를 씹어서 주는 등 이유 단계를 끝내고 성체 사자로 키워낸 ‘엄마 사자’의 경험이 있다. 서울대공원으로 오는 수컷 치타 2마리는 2017년생으로 함께 살고 있는 사이좋은 형제다.
지상에서 가장 빠른 사냥꾼이라고 불리는 치타는 현재 야생에서 약 7100마리만 남은 국제적멸종위기종 1급,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Red list)에서 취약(VU) 등급으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다. 치타는 연내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서울대공원과 타마동물원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와 도쿄도는 1988년 친선도시 협정을 맺은 바 있다. 1999년 서울-도쿄 우호도시협정 10주년 기념 교류 사업에 따라 타마동물원에서 황새 4마리를 기증받았고, 2007년도에는 기증받은 황새가 서울대공원 큰물새장에서 첫 자연 번식한 바 있다.
이수연 서울대공원장은 “앞으로도 국내외 동물원 등과의 교류를 통해 멸종위기종의 맥을 잇는데 기여하고 더불어 시민들에게 생태계와 동물에 대한 교육을 이어가 생명에 대한 감동과 보전의 중심이 되는 동물원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