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파기, 北·中·러만 웃는다"
by이준기 기자
2019.08.28 05:00:00
[인터뷰]①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국제·방위 분야 선임연구원
"지소미아 종료, 韓美동맹 파기 원하는 北·中·러 행복하게 만들 것"
"美개입? 韓日 불쾌하게 만들 것…갈등 해소 위한 해결책 없어 보여"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동맹 약화는 주요 당사자들이 서로 다른 목표와 이익을 추구하면서 나타납니다. 저는 한·미 동맹이 이미 균열이 가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 내 대표적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국제·방위 분야 선임연구원은 26일(현지시간) 이데일리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민감한 대북(對北) 정보를 교환하는 수단을 넘어 한·미·일 삼각 안보 체계의 상징으로, 이를 파기하는 것은 한·미 동맹 약화를 원하는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까지 매우 행복하게 만들 것”이라며 이처럼 말했다. 연일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실망과 우려를 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태도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베넷 선임연구원의 지적이다.
“지소미아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한·미 동맹 관계는 굳건히 유지되고 오히려 더 절실해진다”(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우리 정부·여당과도 뚜렷한 인식 차를 보여주는 분석이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한·일 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 여부에 대해선 “미국이 개입에 나선다면 한·일 양국 모두를 불쾌하게 만들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만약 미국이 한국 정부에 한국 대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라고 한다면, 한국인들은 미국의 간섭에 크게 분노할 것이 분명하며, 반대로, 미국이 일본 전범 기업들에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돈을 지불하라고 한다면 배상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일본인들 역시 똑같이 화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안보비용 증가를 문제 삼아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거세게 요구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와 관련, 베넷 선임연구원은 “지소미아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그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언급했었다”며 “대부분의 미국 국방 전문가들은 그런 행동에 반대하지만, 대통령이 어떻게 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