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장순원 기자
2019.07.06 07:28:54
편의성 높이고 다양한 금융정보 제공
인뱅 성장에 위기감 느끼며 대대적 투자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은행권에서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대출절차를 대폭 간소화한 전용 플랫폼을 내세우거나 전 금융계열사를 묶어 맞춤형 대출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앞세우고 있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지난달 출시한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한달 사이 2200억원 어치가 팔렸다. 하나은행이 은행 거래가 없어도 모바일 화면에서 3분이면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한도와 신용등급을 입력하면 자신에게 맞는 대출 상품을 찾을 수도 있다.
KB금융지주는 국민은행, 국민카드, KB캐피탈, KB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한도와 금리를 한 번에 조회하고, 대출 실행까지 가능한 ‘KB 이지 대출’ 서비스를 내놨다. 대출 희망금액 등을 입력하기만 하면 별도의 서류를 제출할 필요없이 대출가능여부 심사까지 완료된다. 조작이 간단한데다 거의 모든 금융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인 셈이다.
SC제일은행 역시 지난달 말 모바일뱅킹 앱을 개편하면서 통합계좌정보 기능을 탑재했다. 스크래핑(필요한 데이터 추출) 방식을 활용해 다른 은행 계좌까지 한눈에 조회할 수 있게 했다.
모두 한 두번의 터치를 통해 간편하게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란 특징이 있다.
은행권이 최근 대출 플랫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인터넷은행의 폭발적 성장에 위기감을 느껴서다. 카카오뱅크는 간편한 가입절차와 편리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지난 6월 말 현재 약 1000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한 두번의 터치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는 편의성과 낮은 금리를 앞세워 신용대출 규모만 10조원에 육박한다. 아울러 다양한 금융상품 정보를 보여주고 맞춤형 대출상품까지 추천해주는 핀테크의 등장도 은행권 모바일플랫폼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비대면 은행거래를 선호하는 30~40대 젊은 직장인을 고객으로 끌어들이려면 비대면 채널 강화는 불가피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카뱅의 성장을 보면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모바일 사용자 친화적인 플랫폼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이 새 플랫폼을 통해 젊은 층 고객을 끌어들이려 공격적인 비대면 채널 영업에 나서면서 신용대출 금리부담도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5월말 기준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 취급금리는 3.71%로 전월대비 34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3.44%로 전월대비 26bp 하락했다.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은행에서 제시하는 조건을 맞춘다면 최저 2.7%대의 낮은 금리로 돌을 빌릴 수 있다. 국민은행의 직장인 비대면대출인 KB스타신용대출은 최저 연 3.2% 금리로 최대 1억5000만원까지 빌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