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의 블록체인 탐방]아이덴티티 혁신…쉽고 안전해진 신원확인·문서관리
by이정훈 기자
2018.04.16 06:19:09
7편. 블로코(Blocko)<上> 대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社
코인스택 블록체인에도 각종 아이덴티티 솔루션 제공
은행·카드에 간편·공동인증 제공…모바일쿠폰시스템도
전자문서 관리·검증 한번에…디지털신분증 사업 진출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해킹이나 위·변조를 막을 수 있는 탈(脫)중앙화한 분산원장 기술인 블록체인은 네트워크에 참여한 컴퓨팅 파워를 활용함으로써 하나의 강력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런 점에서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는 여러 분야들 가운데 아이덴티티(Identity)는 가장 핵심이 될 수 있는 영역이다.
특히 최근 들어 인터넷과 디지털 기반의 생활이 보편화되고 확산되면서 개인정보 노출이나 해킹 등 보안과 관련된 이슈들이 잇달아 불거지고 있는 만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해킹이나 불법 취득이 불가능한 방법으로 디지털 아이덴티티를 추적·관리할 수 있는 기술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시스템은 공개키 암호화 기술에 기반한 디지털 인증서를 사용해 변조할 수 없는 개인 신원이나 신분, 문서 등을 검증할 수 있게 해준다.
국내 대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Enterprise blockchain) 솔루션업체로 꼽히는 블로코(Blocko)는 이같은 아이덴티티 분야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개별 기업이 활용하는 프라이빗(폐쇄형) 블록체인이나 여러 기업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컨소시엄 블록체인을 모두 아우르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특정 기업이나 기관이 언제든지 블록체인을 활용하거나 접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제공해준다. 블로코는 비트코인 블록체인(BTCD)을 기반으로 범용 분산장부 기능을 강화한 `코인스택(Coinstack)`이라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제공해 기업들이 직원들의 개인 신원이나 신분, 또는 회사내 공용 문서의 정확성을 확인하거나 고객들의 개인정보를 인증하도록 도와주는 아이덴티티 솔루션을 서비스하고 있다. 코인스택은 이더리움 기반의 스마트계약까지도 지원 가능하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아이덴티티 프로젝트는 금융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국내 은행들 가운데 최초로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간편인증시스템을 구축한 전북은행이나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별도 로그인 없이도 금융지주 내 은행과 카드, 증권사, 생명보험 등 계열사 등의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신한통합인증`을 개발하는 신한금융지주, 카드사 중 처음으로 블록체인을 통한 간편 로그인 및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롯데카드, 블록체인을 통해 단 한 번 인증절차를 통해 여러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내 은행권 모두가 블로코와 함께 작업한 고객사들이다. 이진석 블로코 공동대표는 “인증관련 범용 제품을 만들었는데 운이 좋게도 마침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한편 간편 인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금융권에서 활발했고 우리 제품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중 카카오뱅크에도 그대로 이식된 전북은행의 블록체인 기반 간편 로그인은 블로코의 오픈키체인(OpenKeyChain) 솔루션을 기반으로 구축됐다. 이는 간편 로그인 검증을 위한 보안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단말기가 생성한 공개키와 개인키를 블록체인 상에서 검증한 뒤 유효할 경우 이를 등록하고 이를 통해 로그인할 수 있도록 해주며 유효하지 않은 인증서는 자동 폐기하도록 해준다. 아울러 롯데카드와는 롯데앱카드, 모바일 고객센터인 ‘스마트롯데’ 앱에 블록체인 기반 지문인증 기술까지 적용해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핀테크 페스티벌인 `핀테크 어워즈` 글로벌 경쟁부문에서 최종 우승한 바 있다.
| 블로코 오픈키체인을 활용한 전북은행의 간편 로그인 과정 (그래픽=블로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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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와는 모바일 쿠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카드사가 모바일 쿠폰을 발행하면 고객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신한FAN`을 통해 발급 받은 쿠폰을 편리하게 관리하고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전자바우처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한 덕에 쿠폰 도용이나 부정 사용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제휴 가맹점과 쿠폰 발행 및 정산이 간편해졌다. 보안성이 높아져 프리미엄 쿠폰 등 프리스티지급 고객을 상대로 한 효과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블로코는 금융권 인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다양한 기업들의 각종 문서와 데이터를 관리·검증하는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블로코는 매일 업데이트되는 정부 공공데이터를 암호화한 해쉬값 형태로 블록체인 상에 저장하고 기존 관리중인 원본과 비교해 훼손여부를 확인하는 굿모니터(Goodmonitor) 사이트를 만들어 국회에 계류중인 의안 정보와 입법 사항, 찬반 입장 등을 검증한 바 있으며 향후 전자관보 등 수집 데이터를 늘릴 예정이다.
일반 기업들의 문서를 전자화하고 전자서명을 통해 블록체인 상에 저장하고 진본여부를 확인하는 프로젝트도 진행중인데, 일단 삼성카드와 고객 유치 문서에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울산공장 방문자를 대상으로 받는 보안서약서에 이 시스템을 적용했고 이후 입사나 승진과정에서의 서약서 등 각종 문서를 현대차 전사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대차 울산공장만 해도 방문자 서약서를 5년간 보관하는데 수백만장의 종이가 필요하고 보관할 창고도 부족해 전자문서화한 것인데, 블록체인을 활용해 정확성을 높이고 공전소시스템에 비해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코인스택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지만 우선 올해에는 아이덴티티사업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블로코는 디지털 신분증 영역까지 새롭게 진출하기로 했다. 현재 회사측은 디지털화한 신분증을 발급 받아 이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저장한 뒤 이를 이용해 건물내 출입은 물론이고 온라인상에서의 각종 로그인과 지급결제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