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년 식음료 업계 '곡물' 경쟁 가열

by이성기 기자
2018.01.10 06:00:00

간편식 열풍·건강 관심, ''슈퍼 곡물'' 활용 제품 주목
슈퍼곡물 구매액 증가로 소비자 관심 뜨거워
차음료 외 식음료 신제품 출시 잇달아

슈퍼곡물을 활용한 식음료 제품들. (사진=각 사)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지난해 말 하이트진로음료가 ‘블랙보리’를 출시하며 국내 보리차(茶) 음료 시장에 본격 진출한 뒤, 식음료 업계에서 ‘곡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새해에도 가정간편식(HMR) 열풍이 이어지고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계에서 ‘슈퍼 곡물’ 등을 활용한 제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슈퍼곡물은 귀리, 퀴노아, 렌틸콩, 치아시드 등으로 단백질,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한 곡물을 말한다.

실제 농촌진흥청(농진청)이 국내 도시가구 가계부를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6년 슈퍼 곡물 구매액은 2013년 대비 30배 이상 증가하면서 소비자들의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데일리DB
9일 업계에 따르면, 보리도 여느 슈퍼곡물 못지않게 영양학적으로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토종 슈퍼곡물 반열에 올랐다. 100% 국내산 검정보리를 사용한 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가 보리차 음료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뒤, 식음료 업계의 ‘곡물 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블랙보리’ 주 원료인 검정보리는 지난 2011년부터 농진청이 개발하고 산업화를 추진 중인 신품종으로, 전남 해남군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다. 일반 보리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4배 이상 함유하고 식이섬유가 1.5배 많아 최고 품종으로 꼽힌다.

덩달아 관련 차음료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RTD(Ready To Drink) 차음료 시장은 지난해 기준 35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2014년 2496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3년 새 40% 넘게 성장한 셈이다.

오트 그린 티 라떼. (사진=스타벅스)
기존의 보리, 헛개, 옥수수수염차 등 RTD 차음료 외 다른 곡물을 활용한 음료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초 건강과 행운이라는 콘셉트의 ‘오트 그린 티 라떼’를 출시했다. 오트 밀크는 귀리를 사용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자체 개발한 대체 우유다.



풀무원과 매일유업 등도 가세했다.

풀무원프로바이오틱이 선보인‘액티비아 프리미엄 든든한 현미&보리’가 대표적이다. 정통 플레인 요거트에 현미, 보리, 밤 등 곡물과 견과류를 넣어 아침 대용식으로 마실 수 있다.

매일유업은 5가시 이상의 슈퍼곡물을 이용한 곡물우유 ‘헤이! 미스터 브라운’ 2종을 판매 중이다.

식품업계도 경쟁 대열에 합류하는 양상이다.

대상 청정원은 김에 퀴노아, 참깨 등 자연재료를 섞어 큐브형태로 만든 ‘사브작 큐브 김스낵 퀴노아&참깨’를 선보였다. 국내산 돌김과 쌀에 영양이 풍부한 퀴노아를 넣어 식이섬유, 단백질, 비타민C 등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다.

최근 귀리를 쉽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리얼 그래놀라 트리플 빈’을 내놓은 농심켈로그는 100% 국내산 통곡물 현미에 아몬드를 더한 신제품 ‘아몬드 현미 푸레이크’도 출시했다.

농심켈로그 관계자는 “충남 서천 현미를 쪄서 구운 푸레이크에 슬라이스 아몬드를 더해 맛과 영양을 높인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식음료 업계 관계자는 “국내 차 음료 시장은 해마다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올해는 곡물음료가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간편하게 영양분을 섭취할 수 있는 슈퍼 곡물 활용 제품은 앞으로 더욱 다양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