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이커머스]③국내 유통 '빅2' 롯데·신세계도 가세..."밀리면 끝장"

by함지현 기자
2017.10.27 06:00:00

SSG닷컴 올해 신장률 24%…롯데도 계열사 온라인몰 시너지 고민
"경쟁력 없으면 밀려날 것…배송·상품 구성·가격 등 차별화해야"

아이롯데 모바일 화면. (사진=롯데그룹)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국내 유통 공룡인 롯데나 신세계의 가세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 진출설까지.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의 움직임에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 등 온라인몰 후발주자로 꼽히는 업체들은 자사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바탕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이베이코리아, 11번가, 쿠팡, 티몬, 위메프 등을 위협하고 있다.

신세계 SSG닷컴의 올해 누적 매출 신장률은 24%에 달했다. SSG닷컴은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물론 부츠, 신세계TV쇼핑, SI빌리지, 하우디 등 8개의 몰로 구성된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 쇼핑 사이트다.

SSG닷컴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단순히 업태를 하나로 묶은 수준을 넘어 상품검색, 프로모션, 결제까지 통합해 온라인 쇼핑 편의를 높인 온라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동안 백화점몰과 이마트몰에서 따로 취급하던 상품들을 한꺼번에 비교하고 동시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고 포인트 적립 및 가격할인 등 각종 혜택도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롯데그룹은 아직 각 계열사의 온라인몰을 하나로 묶은 통합 사이트가 존재하진 않는다. 하지만 최근 11번가 인수 협의에 나섰다고 공언할 정도로 이커머스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많은 계열사가 각자 온라인 사업을 하는 만큼 어떻게 이들 간 시너지를 낼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 하고 있다.



롯데그룹에서 온라인사업을 하고 있는 계열사의 매출을 다 합치면 연간 7조원 규모일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사업만 진행하고 있는 계열사 중 대표 격인 롯데닷컴의 경우 지난해 거래액이 1조7600억원으로 최근 3년간 평균 성장률은 13%대를 기록했다.

이들이 이커머스 사업에 진출한 이유는 자사가 가진 탄탄한 기반의 오프라인 인프라를 온라인에 접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다. 오프라인몰은 성장이 멈췄지만 온라인몰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이들의 구미를 당기게 한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국내 진출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단독 진출보다 다른 국내 업체와 손을 잡고 들어오지 않겠냐는 추측이 나오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없다. 그러나 어떤 형태로든 우리나라에 진출하게 된다면 방대한 취급 상품을 바탕으로 해외 직구 사업을 대체하는 큰 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아직 이베이를 제외한 오픈마켓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국내 진출은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업체들의 시장진입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인 경쟁력이 없다면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유통업체나 아마존이 시장에 진입할 경우 밀려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남들보다 빠른 배송이나 다양한 상품 구성, 싼 가격 등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