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클럽]①‘벤처 1세대’ 한컴, 年 3천억 국내 최대 SW그룹으로 성장

by정병묵 기자
2017.01.04 05:07:56

경기 성남시 판교 한글과컴퓨터 사옥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국내 벤처 1호 기업이자 ‘아래아한글’로 사랑받아 온 한컴그룹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김상철 회장 인수 당시 연 매출액 473억원에 불과했던 한컴은 이제 자회사 포함 3000억원 규모의 국내 최대 종합 소프트웨어 그룹으로 성장 중이다.

회사의 중심인 한글과컴퓨터(030520)는 김 회장 인수 이후 5년간 평균 영업이익률이 36%에 달하고 작년 3분기까지 총 5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며 사상 첫 매출액 1000억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2014년 인수한 국내 1위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업인 MDS테크(086960)놀로지도 작년 3분기까지 총 71분기 연속 흑자라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하고 있다. 보안전문기업 한컴시큐어(054920)와 모바일 포렌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한컴지엠디(077280)도 중심축이 되고 있다.

이 외에도 클라우드 오피스 서비스인 ‘넷피스 24’와 전자책 독립출판 플랫폼인 ‘위퍼블’을 운영하고 있는 ‘한컴커뮤니케이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연구소 기업인 음성인식 자동통번역 전문기업 한컴인터프리 등 벤처 형태의 자회사 설립을 통해 지속적으로 신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5년 12월에는 유럽 기반의 PDF 솔루션 기업인 ‘아이텍스트(iText)’를 인수하는 등 한컴그룹은 총 15개 기업이 모여 시너지를 이루고 있다.

주로 PC용 기반의 오피스를 통해 성장기반을 다져온 한컴은, PC용 오피스에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제품 개발과 동시에 모바일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품을 확대 및 다각화하면서 빠른 IT환경 변화에 대응해왔다. 작년 1월 한컴은 26년간 축적된 오피스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무기로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한컴오피스 NEO’를 출시했다.

4년간의 연구개발 기간을 거쳐 탄생한 ‘한컴오피스 NEO’는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와의 완벽한 호환성과 다국어 버전의 제품, 문서 번역기능을 앞세워 MS오피스의 대체제로 큰 관심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MS오피스를 제치고 경기도교육청 180만명의 통합 오피스로 선정됐다. 국내뿐만 아니라 MS오피스가 독점하던 세계 시장에서도 MS오피스의 대안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세계에서 MS와 한컴만이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PC-모바일-웹을 아우르는 ‘풀오피스’ 라인업을 기반으로 러시아, 중국, 인도, 중동, 남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5대 거점을 집중공략하고 있다. 2015년 중국의 킹소프트, 아르헨티나의 파이버콥과 손잡고 중국과 중남미 시장 진입에 성공하였으며, 작년에는 러시아 아스비스와 손잡고 러시아 지역에 PC용 오피스를, 인도 레디프와 함께 인도 시장에 웹오피스와 모바일 오피스를 각각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22일 이원필(왼쪽) 한컴 대표와 블라디미르 레바코프 ‘아스비스’ 러시아 지사장이 PC용 오피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 사업 외에도 신사업 확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인식 자동통번역기 ‘지니톡’, 전자책 독립출판 플랫폼인 ‘위퍼블’, 디지털 노트 핸드라이팅 서비스인 ‘플렉슬’.등 지난해부터 준비한 신규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

2016년 4월 출시한 위퍼블은 전자책 저작도구와 클라우드 공유 플랫폼을 결합한 것으로, 유튜브의 동영상을 SNS나 웹에 쉽게 공유할 수 있듯이 전자책도 ‘위퍼블’로 손쉽게 공유, 배포할 수 있는 ‘전자책 유튜브’를 표방하고 있다. 사내 벤쳐 발굴 프로그램인 ‘아이디어크래프트’에서 1위를 차지한 디지털 노트 핸드라이팅 서비스 ‘플렉슬’은 문서·책 등 디지털콘텐츠를 자유롭게 보고, 직관적으로 정리할 수 있다. 펜 기반 제스처와 콘텐츠-노트 간 결합으로, 종이를 활용한 쉽고 익숙한 아날로그적 사용성을 제공한다.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은 “향후 가평 54만평 부지를 활용해,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집약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메카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라며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을 적용하여 체험하고 생활화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단지를 구축, 한컴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뿐만 아니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