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돌 클라우드, 증설로 맥주 삼국지 시대 연다

by김태현 기자
2016.04.20 06:00:00

제2공장 맥주 공장 심장 사일로와 발효탱크 올라와
공장 부지 제1공장의 3배…연간 생산량 3배 늘어나
내년 하이트진로·오비맥주와 맥주 삼국지 기대 연다

롯데주류 맥주 제2공장 건설 현장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충청북도 충주시에 위치한 롯데주류 맥주 제2공장 건설 현장에 들어서면 ‘맥주 공장의 심장’인 사일로(저장고)와 발효탱크가 가장 먼저 반긴다.

한 달 전만 해도 도로조차 제대로 깔렸지 않던 황무지 같던 곳에는 제2공장이 서서히 공장다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철골로 뼈대를 잡아놓은 저장고는 제2공장의 규모를 가늠하기 충분했다. 공장부지만 해도 32만8959㎡로 제1공장(9만9000㎡)과 비교가 안 된다.

롯데주류는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맥주 제2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갈길이었던 공사 현장 진입로는 아스팔트로 말끔하게 메워졌고 이전에는 없었던 건설 현장으로 향하는 이정표도 생겼다. ‘국산 맥주 삼국지’를 완성하기 위한 롯데주류의 노력이 엿보인다.

롯데주류 공장에서 생산된 클라우드 캔제품
롯데주류의 ‘클라우드’가 올해로 출시 2주년(4월 23일)을 맞았다. 클라우드는 맥주 발효원액에 추가로 물을 타지 않는 ‘오리지날 그래비티 공법’으로 국내 프리미엄 맥주 열풍을 일으켰다. 클라우드의 진한 맛과 풍부한 향은 ‘국산 맥주는 밍밍하다’라는 소비자들의 편견마저 무너뜨렸다.

클라우드는 출시 11개월 만에 1억4000만병이라는 판매고를 올리면서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고 있지만, 클라우드의 점유율은 미미하다. 국내 맥주 시장 전체 5% 정도로 불과하다. 이유는 생산량 한계 때문이다.

롯데주류는 제1공장 설비를 증설하고 지난해 4월부터 클라우드 생산량을 늘렸다. 연 5만㎘(500㎖ 병 기준 1억병)이었던 생산량은 연 10만㎘(500㎖ 병 기준 2억병)로 증산했다. 그러나 국내 맥주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하이트진로(000080)와 오비맥주에 비하면 여전히 적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그동안 클라우드에 대한 광고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다 보니 하이트진로나 오비맥주의 경쟁업체로 비쳤다. 그러나 실제로 점유율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며 “만들어지는 물량이 모두 팔려도 아직 점유율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롯데주류가 선택한 돌파구는 제2공장이다. 2017년 제2공장 가동이 시작하면 클라우드 연간 생산 가능량은 30만㎘로 증가한다. 현재 생산량의 3배 수준이다. 단순 수치로만 비교하면 클라우드의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도 5%에서 15%로 껑충 뛰어오른다.

롯데주류 맥주 제2공장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국내 맥주 공장 중에서 가장 ‘어리다’는 점이다. 경쟁 맥주 업체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공장은 하이트진로의 홍천 공장이다. 1997년 지어진 하이트진로 청원 공장은 벌써 가동을 시작한지 벌써 20년이 됐다. 오비맥주의 최신 공장인 청원 공장도 1994년 가동을 시작해 22년째 운영되고 있는 오래된 공장이다.

설비 산업인 맥주 산업은 설비 최신화가 어렵다. 설비 최신화를 위해서는 모든 공정을 멈추고 낡은 설비를 싸그리 바꿔야 한다. 또 맥주 생산 테스트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맥주 업체들은 생산 설비 최신화에 소극적이다. 롯데주류 제2공장은 다르다. 제2공장에는 사일로부터 발효탱크까지 각종 최신 설비들로 공장을 채워질 계획이다.

수입맥주 공세로 국내 맥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롯데주류도 제2공장을 앞세워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공세에 나설 계획이다. 진정한 의미의 맥주 삼국지가 완성된다.

한편, 롯데주류는 제2공장이 완공되면 신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주류는 이를 위해 지난해 ‘클라우드 프리미어’, ‘클라우드 마스터’, ‘클라우드 프리미엄몰츠’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업계 관계자는 목넘김이 시원한 라거 계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2공장에 들어가는 설비가 제1공장과 다르다는 점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제2공장은 제1공장에서 사용하는 독일 크로네스사 제품 대신 다른 회사 기계를 설치할 계획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제2공장 완공과 맞춰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연구소에서 신제품 개발은 계속 하고 있는 건 맞지만 클라우드 점유율이 낮은 만큼 우선은 클라우드 점유율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