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미경 기자
2016.04.12 06:06: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뮤지컬이 범죄자 재기발판이냐’ vs ‘공중파도 아니고 이수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도 있다’
오는 6월 개막하는 뮤지컬 ‘모차르트!’에 미성년자 성매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가 출연하는 것을 두고 갑론을박이 뜨겁다. 처음엔 인터넷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이수 출연을 반대하는 글이 쏟아지더니 여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이수 출연을 지지하는 팬이 합세하며 논쟁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출연을 반대하는 누리꾼들은 캐스팅 하차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은 물론 해외프로덕션에 집단으로 항의메일까지 보낸 상태. 보이콧 등 단체행동에도 돌입했다. 온라인예매를 시작한 지난 7일부터 티켓사이트에 한꺼번에 접속해 손가락 욕설을 뜻하는 ‘凸’모양으로 좌석을 선점하는 ‘좌석 얼리기’에 나서는가 하면 일부 누리꾼은 비용지불 없이 일단 예약만 잡아 놓는 예매 보이콧에도 적극 가담 중이다.
이에 이수 출연 지지팬들은 이들의 행위가 지나치다는 지적으로 맞서고 있다. 자신을 ‘모차르트!’의 열혈팬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성매매는 잘못이다. 그렇다고 사실을 넘어선 온갖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해외프로덕션에 항의메일을 보내는 건 상식적 수준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손가락 욕설 모양의 좌석 선점에 대한 행위에도 적절성 문제를 제기했다. 성매매자라 출연이 안 된다면서 미성년자까지 볼 수 있는 사이트에 성적인 의미를 담은 단체행동은 정당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또 한 누리꾼은 “온라인예매시장에 혼란을 주는 ‘홀딩’의 악용은 정작 뮤지컬 관람을 원하는 다른 이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수 출연 반대입장에는 충분히 수긍이 간다. 의사를 표현할 권리도 있다. 그러나 공연 자체를 방해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이다. 다른 관람객의 권리도 지켜줘야 한다. 제작사인 EMK뮤지컬컴퍼니도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발표만으론 부족하다. 이번 캐스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내고 반대자를 설득하는 과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것이 한국뮤지컬계를 이끄는 제작사다운 모습이고 ‘모차르트!’를 고대하는 관객에 대한 예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