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장애'한국인③] "대신 골라드립니다" 큐레이션 인기

by이윤정 기자
2015.05.29 06:16:00

소셜커머스 티몬 '오늘의 선택' 팀
사이트·모바일에 상품추천 서비스 제공
"결정 어려워하는 고객 대신 상품 골라줘"
하루 8000여개 중 노출대상 추려
워드·방송이슈·날씨체크 등 필수

소셜커머스 티몬에서 큐레이션 서비스를 담당하는 ‘오늘의 선택’ 팀이 상품 선별회의를 하고 있다(사진=김정욱 기자 98luke@).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소셜커머스 티몬 본사. 여러 부서가 모여 있는 사무실에서 유독 바쁘게 컴퓨터 모니터와 자료를 체크하는 이들이 있다. 큐레이션 서비스를 담당하는 ‘오늘의 선택’ 팀.

‘큐레이션 서비스’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작품을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처럼 인터넷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수집하고 공유해 다른 사람이 소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티몬의 경우 사이트와 모바일앱에 매일 추천상품을 업데이트하고 방송·온라인 모니터링을 통해 이슈가 되고 있는 상품을 고르는 일을 주요 업무로 삼는다.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셀카봉’을 가장 먼저 소개한 이들이다. 팀장을 비롯해 에디터, 데이터 분석담당 등 총 5명으로 꾸리고 있다.

오전 10시. 출근과 동시에 팀원들은 전날 선정했던 상품의 반응을 살피고 매출이나 클릭 수, 구매자 수 등의 데이터를 꼼꼼하게 체크한다. 반응이 가장 좋았던 상품을 사이트 메인에 노출하고 최신 뉴스 등을 반영해 상품을 교체한다. 검색포털의 쇼핑 키워드와 방송 이슈는 물론 날씨체크도 필수다. 예능 프로그램에 반영돼 화제가 된 상품 등은 ‘투데이즈 픽’(Today’s Pick) 코너를 통해 즉각 노출한다. 신특수 팀장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결정을 어려워하는 고객을 대신해 상품을 골라준다”며 “하루에 많게는 6번, 기본적으로 3~4번 수시로 상품을 교체하기 때문에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고 설명했다.



오후가 되면 더욱 바빠진다. 내일 오픈할 상품을 모아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골라낸다. 티몬에서 판매하는 전체 상품 수는 대략 8000개. 기존 판매데이터와 전년 실적 등을 토대로 오후 3시 즈음에는 노출할 상품 선정을 완료한다. 이어 경쟁사와 지난해 판매추이 등을 분석하고 코너 아웃라인과 디자인 등의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매일 상품을 선택하다 보니 가장 민감한 건 트렌드. 특히 시즌이슈를 체크하는 일은 필수다. 가령 밸런타인·화이트데이,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은 놓쳐선 안 되는 날이다. 매년 이맘때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은 여름 샌들. 지난해 최다 매출을 기록한 상품도 독일 슈즈 브랜드인 버켄스탁 샌들이었다. 저가항공권 등이 많이 생겨나면서 최근에는 항공권 구입도 많아졌다. 신 팀장은 “버켄스탁은 10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아이템이지만 유행에도 주기가 있는 것 같다”며 “계획에 없다가도 소셜커머스에 괜찮은 결합상품이 뜨면 여행일정을 잡는 사람도 많다”고 귀띔했다.

아무리 고객을 대신한다고 하지만 수천개의 상품 중 몇가지를 추리는 일은 쉽지 않다. 이수민 에디터는 “이슈가 있다고 바로 판매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며 “나중에 반응이 와서 재노출을 한 사례도 많다”고 전했다. 데이터분석을 담당하는 민찬기 씨는 “TV에서 배우가 무심코 가지고 노는 장난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며 “얼마 전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가수 김동완이 띄웠다가 화제가 된 드론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