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의 여왕]초보 개미,'스팩' 투자 어떻게?

by성선화 기자
2015.03.06 06:00:00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최근 일반 개미 투자자들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에 대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초창기와 달리 원금이 보장되고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입소문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초보 투자자의 입장에선 스팩의 개념에 대해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데 무턱대고 투자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주변에서 괜찮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정확히 무엇인지 몰라 궁금해하는 초보 투자자들의 위해, 이번 ‘재테크의 여왕’은 스팩의 A부터 Z까지 살펴본다.

이름부터 생소한 스팩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다. 쉽게 말해 처음 설립될 때는 기업을 인수·합병한다는 목적을 가진 ‘돈뭉치’만 있는 것이다. 이 돈뭉치에 기업이라는 이름을 붙였지만, 사실 목적은 단 하나다. 우회 상장을 필요로 하는 ‘우량 비상장’ 기업을 찾는 것이다.

얼핏 인수합병을 위한 회사라고해서 성장회사를 인수합병한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스팩의 먹잇감은 이미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사가 아니다. 이런 상장사들에겐 스팩의 장점이 매력으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스팩의 특징은 실체 없는 ‘돈뭉치’가 주식처럼 상장돼 거래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스팩과 합병하는 비상장사는 스스로 상장을 하지 않아도 상장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대표적 성공 케이스는 2013년 게임 애니팡의 개발사인 ‘선데이토즈’가 하나그린스팩과 합병이다. 당시 선데이토즈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보다 빠르고 쉽게 코스닥 시장에 진입했다. 이것이 바로 스팩과 합병을 시도하는 비상장사들이 노리는 최대 목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스팩에 투자하는 방법은 뭘까. 먼저 주식 공모주 투자처럼 기업공개(IPO) 때 청약을 통해 투자하는 법이다. 스팩의 공모가는 대부분 주당 2000원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주관 증권사에 청약금을 넣고 경쟁률에 따라 배정받는다. 배정 주수는 공모금액과 경쟁률에 따라 달라진다. 경쟁률이 높으면 개인에게 돌아가는 배정률은 낮아진다.

다음으로 이미 상장된 스팩을 주식처럼 사는 법이다. 공모가 2000원이지만 수급에 주가는 따라 오르기도하고 떨어지기도 한다. 공모가 이하로 떨어진 스팩을 사 두었다가, 인수합병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면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최근 스팩이 주목을 받은 이유도 기대감으로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공기주입식보트 제조사 우성아이비를 합병할 예정인 하나머스트스팩은 2월 동안 20% 넘게 급등했다.



일반 투자자의 입장에서 저점매수를 하려면 공모가에 사거나 상장 후 공모가 밑으로 빠졌을 때 사는 법이 있다. 비상장 주식 전문 ‘머스트 투자자문’은 주로 공모가 이하의 스팩을 저점 매수해 시세차익을 올렸다. 지난해부터는 아예 본격적으로 증권사와 손잡고 스팩을 만들기 시작했다. 초기 발기인이 되면 공모가보다 두 배나 저렴한 1000원에 주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초보 투자자들에게 스팩 투자의 장점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이다. 스팩 투자의 리스크는 우량한 인수합병 대상 찾기에 실패하는 경우다. 상장 된 스펙이 3년 내에 인수합병 대상을 못 찾으면 청산절차를 밟는다. 2009년 처음 선보인 초기 스택들은 대부분 3년 내에 인수 대상을 찾지 못해 청산됐다. 그동안 스팩에 대한 불신이 깊었던 이유도 저조한 합병 실적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에도 투자자들은 원금과 3년치 이자수익을 돌려받게 된다.

또 다른 리스크는 만족스럽지 않은 비우량 인수합병 대상을 인수할 경우다. 투자자 스스로 판단하기에 인수대상이 우량하지 않다면 합병 전에 주식을 매도해 버릴 수 있다. 이때 역시도 주식매도청구가는 공모가인 2000원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스팩은 원금은 보장되면서 기대 수익률이 높다. 제대로 된 우량 기업과 합병에 성공할 경우 높은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올해 3월까지만 스팩과 합병할 법인의 지정 감사가 면제된다. 올해 1분기 이후에 스팩과 합병하려면 절차가 복잡해지는 리스크가 있다.

스팩 투자의 어려움 점은 사전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스팩은 금융상품의 특성상 상장이 되기 전까지는 기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 단지 공모규모와 발기인의 구성 등만 알 수 있다. 기업 인수합병을 위한 본격적인 모든 활동은 상장 이후 시작된다. 일부에서는 스팩 투자에 대해 복불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스팩을 잘 선택하려면 증권사의 실적을 보는 게 좋다. 그동안 우량 기업을 인수합병한 경험이 많은 증권사일수록 향후 성공확률도 높다. 지금까지 스팩 투자에 성공해 실적인 좋은 증권사는 KB투자증권과 하나대투증권이다.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스팩을 통해 상장이 완료된 회사는 모두 13곳이다. 이중 하나대투가 3곳, KB투자증권이 2곳을 각각 성사시켰다.

올해 첫 스팩은 ‘KB제7호’스팩이다. 공모가 2000원에 40만주를 발행해 80억원을 조달한다. 이중 20%만 일반 공모 물량이다. KB제1호스팩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해온 에스티벤처스 벤처캐피탈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머스트투자자문과 함께 오는 4월 올해 첫 스팩인 하나머스트4호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