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잦아들지 않는 外風..관건은 `외국인`

by안재만 기자
2010.05.16 08:40:00

(주간증시전망)"외국인 컴백없이 상승 제한적"
지수보다는 종목 중심 접근 필요..IT·車 등 주목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12주 연속 상승하다가 급락했던 코스피지수가 지난주(10일~14일) 다시 2.9% 급등했다. 주초반 유럽연합(EU)과 IMF의 7500억 유로 구제금융기금 설정 소식, ECB의 국채 매입 소식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남유럽발 위기감이 어느 정도 잦아든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은 완벽히 해소된 것이 아니다. 두산그룹주의 급락에서 보듯 시장에 형성된 불안심리 역시 상당하다.

증권가에선 이번주 코스피지수가 큰폭으로 오르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분석하고 있다. 매도 포지션으로 자리잡은 외국인이 부담인 것. 이 때문에 지수보다는 종목 선별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하고 있다.



일단 코스피지수는 지난주 한숨을 돌렸다. 이번주엔 유럽의 재정위기, 전염 리스크를 극복하고 상승 흐름을 이어갈지, 그리고 1700선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이 어떤 포지션을 보이는지 여부로 판단되고 있다.

최근 순유입으로 돌아서긴 했지만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관만으론 한계가 있다. 외국인이 매수해주지 않으면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것.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확실히 현 시점에선 외국인이 문제"라며 "지난주 삼성생명 상장으로 외국인 수급에 왜곡이 있었다지만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이전만 못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또 "상승 흐름을 이어가려면 국내 기관만으론 한계가 있다"면서 "유로화 분위기, 전염 리스크 등이 이번주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유럽사태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면서 "코스피지수 1700선 이상에선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지수 탄력성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외국인의 현 움직임에 크게 신경쓸 필요 없다는 분석도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의 금리차 확대는 저금리로 확대된 글로벌 유동성을 이머징마켓으로 유인할 것"이라며 "이머징마켓 내에서도 펀더멘탈이 우수한 국내 증시로 외국인이 몰릴 가능성이 높으며, 이 때문에 현재의 매도세에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했다.





대부분의 증권가 전문가들은 이번주 코스피지수 움직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해외발 악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이승우 연구원은 "강세 흐름이 지속되기엔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며 "기술적 관점에서도 지난주 하락갭과 20일 이동평균선의 저항이 상승 흐름을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또 "아직 해외발 악재가 여전하다는 것도 부담요인"이라며 "월가 금융기관에 대한 수사 확대와 계속되는 긴축 우려, 경기모멘텀 둔화 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배성영 연구원 역시 "불확실성 해소로 투자심리가 진정되긴 했지만 모멘텀 부족으로 지수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김중현 연구원은 "지난주 코스피지수 급등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의 하락, 안전자산 선호 현상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며 "안도감이 형성된 것은 사실이나 불안감의 그림자 역시 많다"고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근본적으로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해결되려면 글로벌 경제가 회복돼야 한다"며 "향후 해외 경기지표들의 동향을 꼼꼼히 체크하고, 국내 투자자의 경우 지수보다는 종목 중심의 투자 패턴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천 종목은 대부분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에 집중됐다. 초점을 심리에서 펀더멘탈로 옮겨보면 수출주의 실적 개선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김중현 연구원은 "미국의 고용경기가 올해 들어 크게 개선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미국내 소비경기가 회복세를 타면서 한국과 같은 이머징 수출경제에 청신호를 던져주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교역량 증가가 BDI와 같은 운임지수의 연중 최고치를 이끌고 있다는 점 또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가격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주도주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관심 대상을 IT와 자동차, 항공, 해운 등 운송 관련주로 국한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배성영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쟁력을 확인한 IT와 자동차, 화학섹터의 주도주 역할이 당분간 더 지속될 것"이라며 "반면 시장 소외주인 건설과 증권, 철강은 어닝 모멘텀이 부진하거나 꺾이고 있는만큼 기술적 반등을 노린 매매에만 국한시켜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지난주 종목별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제한적인 시장 움직임을 가정함에 따라 나타난 현상"이라며 "상하방 밴드를 좁게 설정하고 종목별로 대응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