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조진형 기자
2006.04.24 08:24:46
[이데일리 조진형기자] 대한투자증권은 24일 대한항공에 대해 "고유가로 1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방어기제 강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매수의견을 유지하고 목표가는 4만3000원으로 10% 상향조정했다. 다음은 보고서의 주요 내용.
1분기 영업실적은 항공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은 예상대로 호조세가 기대되나, 영업이익은 당초 예상치(870억원)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고유가 부담이 일차적 원인이지만, 고수익 노선인 일본 및 중국노선의 성장둔화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관광수요 급증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1분기 매출액은 1조799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 신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객 수요는 7.1%, 화물 수요는 5.4% 증가하지만, 원화기준 수익률은 환율급락으로 소폭 상승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5.5% 늘어난 644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 평균 항공유 가격이 전분기 대비 8%, 전년동기대비 32% 급등한데다, 고마진 노선인 중국 및 일본노선의 성장 둔화로 기대됐던 환율상쇄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유가급등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이 가능해진 점은 위기관리능력이 그만큼 강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유류할증료 상한선 확대 논의 기대국내 항공산업 영업환경은 유가급등에도 불구하고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경기 회복으로 대외교역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이고, 원화강세 및 주5일 근무제 정착으로 해외 관광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최근 세계경제성장률을 4.3%에서 4.9%로 0.6%p 상향 조정했다.
미국경제가 견조한 성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중국, 일본, 유로존과 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강한 성장세를 예상하였다. 한편 2월까지 국내 출입국 인원 동향을 살펴보면 인바운드 수요는 전년동기 대비 5.3% 감소했으나, 아웃바운드 수요는 17.4% 신장되는 호조세를 보였다.
그러나 중국향 내국인 출국자 수가 4.4% 증가에 그치고 관광목적 아웃바운드 수요 증가가 24.5%로 편중되어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석유재고 감소와 이란 핵문제로 야기된 유가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어 단기간내 대폭적인 수익성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된 유류할증제는 여객이 8단계, 화물이 9단계로 나뉘어 적용되고 있다. 국제선 여객 최상단 유류할증료는 갤런당 제트유 가격이 180센트 이상일 때 단거리 노선은 25달러, 장거리는 52달러이며 화물은 160센트 이상일 때 킬로그램당 600원 수준이다.
4월 20일 현재 제트유 가격은 연초대비 22% 상승한 배럴당 87.9달러(갤런당 209.4센트)이며, 4월 평균 제트유 가격은 82.8달러(197.2센트/Gal)로 이미 유류할증료 상한선(여객 180센트, 화물 160센트)을 크게 웃돌고 있다. 따라서 현재 유류할증료율 체계로는 최근의 유가급등을 커버하기 어려워, 수익성 악화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환율하락 속도(전년말 대비 -6.4%)보다 유가급등속도(+22.4%)가 가팔라, 현재 유가 수준에서는 기대됐던 환율상쇄효과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류할증료 각 단계별 제트유 가격 범위가 9센트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유류할증료 상한선 확대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최근 유가급등과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 1분기 영업이익을 감안하여 2006년, 2007년 영업실적을 소폭 재조정한다. 환율은 2006년 981원/달러, 2007년 975원/달러로, 갤런당 원유 도입가는 2006년, 2007년 각각 199.9센트, 202.4센트로 가정하였다.
따라서 2006년 매출액은 조정전 대비 소폭 늘어난 8조 95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 줄어든 5460억원으로 추정되었다. 2007년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당초대비 각각 1.6%, 0.8% 증가한 8조 7592억원, 638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상이익은 원화강세 기조 지속으로 외환수지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어 2006년, 2007년 각각 3.2%, 2.8% 늘어났다. 이에 따라 2006년, 2007년 EPS는 5243원, 5907원으로 각각 3.1%, 1.7% 상향 조정되었다.
국내 항공산업 영업환경은 긍정과 부정적인 요인이 혼재되어 있다. 해외 관광수요 확대와 정보기술(IT) 수출 증가에 힘입어 여객 및 화물 부문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있고 환율하락 수혜가 예상되는 점은 긍정적이나, 유류할증료 상한선을 벗어난 유가급등은 부정적인 요인이다.
그러나 향후 유가 추이는 원유수급과 산유국 지정학적 요인 등 변수가 다양하여 예단키 어렵지만, 이에 따른 불확실성은 항상 존재하는 항공산업의 특수성으로 이해된다.
항공산업에 있어서 유가 문제는 항공사의 의지로 안정시킬 수 있는 요인이 아니기 때문에 유류할증료를 현실화하는 제도적 뒷받침과 연료 효율이 높은 신기종 도입 등과 같은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대한항공은 2011년까지 24대의 신규 항공기를 도입할 예정이며, 여객과 화물 부문의 영업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등 외부 불확실한 환경에 대한 내성이 강화되고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BUY)’를 유지하며, 6개월 목표주가는 4만3000원으로 10% 상향조정한다.
최근 유가앙등에 따른 원가부담 우려감으로 주가상승을 제약하고 있으나, ① 유가 추가상승시 유류할증료 상한선 확대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고, ② 해외 관광수요 급증과 IT 수출호조로 여객 및 화물 부문 항공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③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950원을 하회하는 등 방어기제도 강화되고 있어 주가 조정시 보유비중을 확대하는 투자전략은 유효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