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희석 기자
2001.04.17 08:50:17
[edaily]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휴장하자 어제 국내 증시는 방향타를 잃고 표류했다. 3일 연속 반등세가 꺾였고 거래대금도 급감했다. 오늘 새벽에 마감한 미국 증시는 혼조양상을 보였다. 더구나 국내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도체지수는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기업들의 본격적인 실적발표를 앞두고 현지 분위기가 지난주와는 달라졌다. 투자자들은 관망세를 보이고 있으며 실적악화에 대한 부담도 줄지않고 있다. 더구나 미국 증시가 마감한후 발표된 시스코의 실적악화 경고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물가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주초 환율과 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내 금융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반면 지수하락시 연기금 펀드등 을 동원한 지수받치기가 연출되며 500선 저지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증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점검해 본다.
◇미국 증시 혼조..나스닥 하락/다우 상승
지난주 반등세를 나타냈던 미국 증시가 이번주 초 혼조양상을 나타냈다. 새벽에 끝난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산업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나오면서 기술주들이 다시 약세로 돌아었다. 반도체와 네트워킹주에 대한 모건스탠리 딘위터의 부정적 평가의 영향이 컸다.
나스닥지수는 전주말보다 2.64%(51.86포인트) 하락한 1909.57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지수는 구경제주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0.31%(31.62포인트) 상승한 10158.56포인트를 기록했다.
내일 장마감후 실적발표가 예정된 인텔을 비롯해 반도체주들에 대한 애널리스트들의 부정적 평가가 장세 전반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인텔은 7% 하락하면서 나스닥과 다우지수 모두에 악영향을 미쳤다. 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나스닥시장 상장종목이면서 동시에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 이에 따라 지난주 22.5% 급등했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전주말보다 3.5% 하락했다. 아멕스 네트워킹지수도 3.7% 하락했다.
◇미 기업들 실적 발표앞두고 불안감 높아져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이 시작되면서 뉴욕증시의 분위기가 지난주와는 판이하게 달라졌다. 일단 거래가 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역력해지고 있다. 실적에 대한 우려가 무기력한 장세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시적인 실적호전이 표면화되기 전에는 보수적인 투자행태가 바람직하다는 월가 전문가들의 조언이 줄을 잇고 있다.
S&P의 시니어 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벌은 "증시는 아직도 기업실적의 영향권에 있으며 이번 분기는 상대적으로 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P500지수 편입종목의 경우 실적이 16%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기술주와 경기민감주, 그리고 원재료의 경우에는 종합적으로 40~50%의 실적악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에드워드 존스의 시이너 기술적 전략가인 데이브 파워즈도 "증시가 본격적인 실적발표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투자행태가 보수화되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실적호전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지난주와 같은 랠리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USAA 어그레시브 그로우스 펀드의 펀드매니저인 에릭 에프론은 "증시에 상당한 비관적인 견해가 포진하고 있다"면서 "기술 및 텔레콤주들이 전체적으로 투자자들이 당초 예상하던 것보다 훨씬 경제상황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스코, 실적악화 경고
미국의 대표적인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실적악화를 경고했다. 시스코는 16일(현지시간) 폐장후, 세계 통신시장의 둔화와 기업들의 기술투자 감소로 기존의 전망치 보다 분기 실적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스코는 분기 수입이 전망치였던 67억5000만달러에서 30%가량 밑돌 것으로 내다봤으며, 퍼스트콜은 11.9% 감소한 59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주당순이익도 한자리 수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퍼스트콜은 8센트를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스코의 존 채임버스 회장은 이날 "우리가 직면해 있는 IT산업의 경영환경이 이렇게까지 위협받았던 적은 없었다"고 말한 뒤, "그러나 성장과정에서 좋을때와 나쁠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전략과 비전은 바꾸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3월 원자재가 5.9% 상승..물가에 부담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는 원자재와 중간재가격이 급등해 물가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어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원자재는 국제유가 상승과 원화가치 하락으로 2월보다 5.9%, 전년 동기보다 10% 올랐다.
중간재는 광우병 영향으로 대두박 사료 등의 국제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데다 석유제품, 화학제품, 금속 1차제품 등의 원화가치 하락과 원재료비 상승으로 2월보다 0.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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