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수익률, ‘형님’ 앞섰다…삼전에 발목잡힌 코스피

by이용성 기자
2024.10.18 05:00:00

최근 한 달 코스닥 4%대↑…코스피, 1%대↑
삼전이 코스피 끌어내려…2차전지·바이오 투심 개선
"코스닥 랠리 전망…코스피 대비 열위 상황 완화"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최근 코스닥 수익률이 코스피를 앞지르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닥이 맥없이 고꾸라졌던 터라 반등의 속도가 빠른데다, 코스피가 삼성전자의 주가 부진에 발목을 잡히면서다. 이에 따라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에서는 2차전지와 바이오 등의 업황이 개선되고, 코스피 대장주인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와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아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9월13~10월17일) 코스피는 1.45% 올랐지만, 코스닥은 4.66% 상승했다. 똑같은 국내외 매크로(거시 경제) 환경에서도 코스닥의 수익률이 3.21%포인트 높았다.

이는 연간 기준으로 코스닥이 크게 떨어졌던 터라 반등의 탄력이 코스피보다 좋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대비 코스피는 1.73% 내린 반면, 코스닥은 11.71% 급락한 바 있다. 또한 올해 주도주로 증시를 이끈 반도체 관련주가 주춤하자 자금이 그간 바닥을 다진 2차전지와 바이오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점도 코스닥의 성과를 부각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최근 삼성전자의 부진이 코스피 전체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우려를 시작으로 실적 악화 전망이 제기되며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가 주가를 뒤흔드는 모습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까지 27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도했다. 연일 최장 기간 순매도 기록을 다시 쓰는 중이다. 이에 삼성전자의 주가는 5만원대로 내려앉았고, 이 기간 주가는 19.76% 하락했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부진의 주요 원인은 삼성전자이고, 표면적으로 삼성전자가 많은 부분을 가리고 있다”라며 “국내 증시의 부진에서 삼성전자만 제외해도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 부진에 대한 압박을 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이와 관련한 펀드 상품의 수익률 역시 엇갈렸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코스닥150 지수는 매수하고, 코스피 200지수는 매도해 지수 간 갭(차이)에 투자하는 롱숏 전략 ETF인 ‘KODEX 코스닥 150롱 코스피200 숏 선물’ ETF는 최근 한 달간 4.44%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와 반대로 코스피200 지수가 상승하고, 코스닥150 지수는 하락할 것에 베팅하는 전략인 ‘KODEX 200롱 코스닥150 숏선물’은 같은 기간 3.76%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수익률 측면에서 코스닥이 코스피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간 우려 대비 코스닥의 하락 폭이 과대했다는 인식이 시장에 확대하면서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로의 쏠림이 마무리 국면에 도달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간 코스닥의 부진이 극심했지만, 지금 구간에서는 호재 몇 개로도 코스닥 랠리가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기에 성장주가 주목되는 데다 삼성전자의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향후 코스닥이 코스피를 웃돌 것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5년 전반에 걸쳐 반도체 업황 피크 아웃 우려가 경기 피크 아웃 우려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 중심의 코스피 상승 기대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변 연구원은 “반면 2차전지와 바이오 업종이 바닥을 다지고,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스닥이 밸류에이션상 밴드 하단에 있어 코스피 대비 열위 상황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