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한전진 기자
2024.10.07 06:05:00
"평년보다 109% 높아" 적상추 올해 최고가
배추·시금치·무·깻잎도…전년비 20~40% 높아
대형마트 사전 계약·대량 매입 채소로 할인전
앞으로 기후가 변수…"안정적 물량 확보 총력"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주부 서 모(60) 씨는 최근 마트를 방문할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배추를 포함해 채소가격이 떨어질 줄 몰라서다. 소고기 뭇국과 나물 반찬을 만들기 위해 알배추와 무 등을 구매한 서씨는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외식 대신 최대한 집밥을 먹으려고 하는데 이마저도 참 쉽지 않은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채소 가격이 폭등세를 이어가면서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 등 이상 기후로 대부분 채소의 작황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배추 가격은 김장철을 앞두고도 좀처럼 내려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고 시금치, 무, 파, 상추 등 가격도 예년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 중이다. 이 틈을 노린 대형마트 업계는 사전 계약·대량 매입 채소로 민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대형마트 전통시장에 판매하는 상추(적상추) 100g의 평균 가격은 2709원으로 올해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1693원) 대비 60%, 평년(1297원) 대비 109% 각각 상승한 가격이다.
깻잎의 가격도 마찬가지다. 100g 기준 3757원으로 1년 전(3167원)보다 19% 비싸졌다.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 집중호우 등으로 깻잎·상추의 주 산지가 타격을 받으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서민의 반찬과 요리 주재료인 채소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같은 날 시금치 100g의 소매가격은 2458원으로 1년 전(1966원)보다 25% 급등했다. 무 1개의 가격은 3741원으로 같은 기간 46%가 뛰었고 가시계통 오이(10개) 역시 1만 8941원으로 1년 전(1만 4563원)과 비교해 30%가 치솟았다. 같은 기간 쪽파 1㎏의 가격도 1만 1594원으로 14% 올랐다.
정부가 중국산 배추를 수입한다는 계획이지만 배추 가격의 고공행진은 도 여전하다. 한 포기 가격이 8848원을 기록해 전년(6937원) 대비 28% 치솟았다. 지난달 27일에는 1만원 돌파를 목전에 둔 9963원을 기록했다. 비싼 배추 가격에 포장 김치 수요가 몰리면서 CJ제일제당(097950), 대상(001680) 등 일부 제품은 여전히 품절 상태다. 한 마트에서는 1인 3통으로 배추 구매을 제한하는 안내문도 걸렸다.
치솟은 채소 가격은 전체 물가 상승까지 이끌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년 6개월 만에 1%대로 진입했지만 농산물 물가는 3.3%가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배추(53.6%), 무(41.6%), 상추(31.5%) 등 채소류가 11.5% 올라 전체 농산물 물가를 견인했다. 특히 채소는 서민 생활에 직결된 품목으로 체감 물가를 더 높이는 요인이다. 서씨는 “먹거리 물가가 달라진 게 없다 보니 물가가 진정됐다는 정부의 발표가 와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