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 쏟아진 김해…차량 위 고립된 ‘제2의 서초동 현자’
by이로원 기자
2024.09.22 09:47:32
“119 구조대원이 구조” 후일담 전해져
누리꾼들, 2022년 폭우 속 ‘서초동 현자’ 떠올리기도
[이데일리 이로원 기자] 호우특보가 내린 경남 김해의 침수된 도로에서 한 남성이 차량 위에 고립돼 있는 모습이 포착돼 ‘제 2의 서초동 현자’라고 불리며 화제가 되고 있다.
김해시는 20일 밤부터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지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김해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21일 오후 5시까지 김해지역 누적 강수량은 350.8mm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도로 침수와 하천 범람 우려 지역 등에 접근을 자제해 달라는 긴급재난문자도 발송됐다.
이러한 와중에 각종 소셜미디어(SNS)에는 ‘김해 실시간 제네시스 아재2’라는 제목으로 검은색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도로가 침수되자 차 보닛 위로 대피해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공유됐다. 도로는 차 절반이 잠겨있을 만큼 흙탕물이 높이 차오른 상태였다.
작성자는 경남 김해 내덕동에서 촬영한 사진이라며 “도로 앞은 지하차도, 옆은 산이라 물이 갑자기 불어나 피해를 입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2022년 서울 강남에도 폭우로 도로가 물에 잠기며 침수된 제네시스 G80 위에 올라간 남성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국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남성은 모든 걸 체념한 듯 앉아 있는 모습 때문에 ‘강남 제네시스남’ ‘서초동 현자’로 불리기도 했다.
이후 사진 속 남성의 지인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이 SNS 상에서 “119 구조대원이 친구를 신속하게 구조해줬다”며 후일담을 전했다.
그는 “친구가 차와 함께 떠내려가다 견고하게 주차돼 있던 다른 사람의 차 위로 올라탄 상황”이라며 “친구의 차는 물에 떠내려가 잃어버렸다. 비가 그치면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 내린 ‘극한호우’는 제14호 태풍 풀라산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가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열대저압부는 애초 중국 내륙에서 서해로 다시 진출한 뒤 제주 남쪽 해상을 지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 내륙에 자리한 건조공기에 가로막혀 예상보다 중국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고 방향을 틀면서 제주와 남해안 사이를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
열대저압부가 우리나라에 더 근접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더 많은 고온다습한 공기를 공급했고, 이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오는 찬 공기와 강하게 충돌하면서 호우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