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순엽 기자
2024.07.04 05:10:00
외국인, 올 상반기 코스피서 22조원 넘게 순매수
국내 수출 늘고 반도체株 저평가 인식 겹친 영향
원화 가치 하락에 국내 주식 저가 매수 기회 여겨
하반기에도 밸류업·금리 인하 기대 등에 지속 전망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올해 상반기 이어진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수출이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원화 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저가 매수 기회라는 얘기가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고려, 이들이 장바구니 종목으로 선호하는 자동차와 금융 업종에 속한 종목에 집중할 것을 조언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1월 2일~6월 28일)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장에서 22조 4227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해 한 해 동안의 순매수 금액인 11조 4241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이는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8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치다. 이 기간 개인과 기관은 각각 13조원, 8조원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이 같은 코스피를 향한 관심은 국내 수출이 확대하는 상황과 관련이 크다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대부분 기업이 수출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수출의 증가는 곧 각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올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또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수혜 기대감으로 계속 상승했으나 주가는 다른 국가의 반도체 기업 대비 저평가돼 있다는 점도 외국인의 순매수를 부추기는 요소다. 실제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들이다.
국내 기업의 주식을 중장기적으로 저가에 매수할 기회라고 판단해 외국인들이 잇따른 ‘사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크게 오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환차손을 볼 수 있어 국내 증시에서 매도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지만, 오히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면 앞으로의 환차익을 기대해 순매수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 구간에 들어서고 국내 수출도 1월 이후 꾸준히 상승 기조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국내 시장에서 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원화 가치가 하락해 지금 구간에선 (국내 주식을) 매도하기보다 매수하는 것이 외국인의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보면 국내 기업의 주식을 낮은 가격에 매수할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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