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책꽂이] 불안을 먹는 사람들 외

by이윤정 기자
2024.01.31 05:30:00

△불안을 먹는 사람들(재닛 츠르잔·키마 카길|560쪽|루아크)

심리학과 인류학·영양학의 관점에서 유행하는 식이요법을 살폈다. 이 식이요법들이 왜 인기가 있는지, 어떻게 사람들이 음식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안을 관리하도록 돕는지, 또 체중 감량 등 자기 변신을 약속하는지 추적했다. 유행 식이요법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단순히 건강을 개선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사회·심리적 필요를 충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주주 권리가 없는 나라(박영옥·김규식|246쪽|센시오)

일반 주주에 대한 보호 장치가 없는 한국 증시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주식 투자자인 저자는 미국과 달리 한국에는 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법적 제도가 단 하나도 없다고 꼬집는다. 한국에만 있는 주주 권리 침탈 제도가 주주의 이익을 어떻게 침해해왔는지 실제 기업의 사례로 설명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 주주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이슬기·서현주|268쪽|동아시아)

여성 종사자가 남성 종사자보다 압도적으로 많아 일명 ‘여초 직업’이라 일컬어지는 직업의 기원과 진실을 파헤쳤다. 교사, 간호사, 승무원, 방송작가 등의 직군에서 왜 여성들이 많이 일하게 되는지, 진로 선택의 단계부터 가해져 온 억압의 기원을 설명했다. 교권 보호 4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폐기 사태, 유보통합 등의 법안 동향 분석과 향후 정책이 나아갈 방향까지 살폈다.



△우리의 관계를 돌봄이라 부를 때(조기현·홍종원|356쪽|한겨레출판)

오랫동안 돌봄 현장을 경험해 온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엮었다. 국내 최초의 방문진료 전문병원의 원장, 돌봄청년 커뮤니티의 대표인 저자들은 ‘돌봄 위기 사회’가 된 한국의 돌봄 실태를 짚어보고, 왜 누군가를 돌보는 일 자체가 위기가 됐는지 탐색했다. 우리에게 깊이 각인된 ‘각자도생’의 논리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돌봄 위기 사회’를 ‘돌봄 사회’로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한병철|212쪽|김영사)

디지털 시대를 통찰하는 15편의 에세이와 3편의 인터뷰를 담았다. ‘오늘날 혁명은 왜 불가능한가’에서는 철학자인 저자와 이탈리아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가 벌인 논쟁을 소개했다. ‘자본주의와 죽음 충동’에서는 자본주의의 본질을 생물의 파괴 본능과 연결해 설명했다. 빅데이터가 만든 ‘감시사회’ 속에서 자유와 존엄을 재고하는 새로운 인간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도를 위하여(김말봉·박솔뫼|168쪽|작가정신)

‘소설, 잇다’의 네 번째 책. ‘소설, 잇다’는 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문학의 또 다른 현재를 보여주고자 기획됐다. 이번 책은 1930년대 작가 김말봉과 김말봉 소설을 입체화한 박솔뫼의 소설을 담았다. 김말봉의 대표 단편이자 데뷔작인 ‘망명녀’와 ‘고행’ 등의 작품을 실었다. 박솔뫼의 ‘기도를 위하여’는 ‘망명녀’의 뒷이야기를 이어 쓴 소설이다.